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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점자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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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사거리.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노란색 점자블록이 눈에 띈다. 평소에도 미끄러움이 느껴지는 점자블록은 눈이나 비가 내리거나 물청소를 해 물기가 있으면 더욱 미끄러워 ‘사람 잡는 점자블록’으로 불린다. 바닥 마찰이 적은 구두를 신고 블록을 따라 직접 걸어봤다. 균형 잡기 쉽지 않다. 점자블록의 미끄러운 표면 때문에 낙상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학생 박준성(21) 씨는 “비가 오거나 좀 눈이 오면 저도 한번 넘어진 적이 있다. 좀 미끄러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점자블록의 미끄럼 저항기준을 현실에 맞게 높여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보도와 건물 입구, 지하철 승강장 등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표면이 대부분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염화비닐(PVC) 또는 탄성고무소재로 만들어졌다. 비가 내리거나 도로 물청소 등 물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끄러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현행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에는 점자블록의 색상과 돌출부분의 높이, 크기 등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재질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법 시행규칙에는 “보도 등의 바닥표면은 교통약자가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로 평탄하게 마감해야 한다.”라는 두루뭉술한 지침만 적시하고 있다. 최근까지 점자블록의 미끄럼 저항에 대한 규정은 ‘KS안전규격’이 유일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점자블록의 미끄럼 저항수치 최소기준을 ‘BPN20’으로 규정하고 있어 일반 보도의 저항기준인 BPN40에 견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관리부실로 파손 되거나 엉터리로 시공된 곳이 적지 않다. 또한 설치 목적을 알 수 없는 무의미한 점자블록들도 눈에 띈다. 점자블록길이 맨홀이나 차량진입 방지돌 등으로 막힌 곳도 있다. 1급 시각장애인 문광만(43)씨는 “점자 블록에 장애물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시각장애인은 길이 그 것 하나 뿐이다. 하나 뿐인 우리 길을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최근 점자블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청 도로관리과 장상규 팀장은 “법 개정이 후 현재 기준치에 맞게 40BPN 이상으로 시공을 하고 있고, 기존에 설치된 곳들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교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하며 시공과 관리부실에 대한 질문에 “시공이 잘못되거나 관리가 안 된 자제에 대해서는 자치구 토목과에서 일상적으로 순찰을 돌고 있으나 미흡한 점은 시민들께서 서울시 120 콜센터라든지 서울자치구청 토목과로 신고해주시면 즉시 해결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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