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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가 565돌 한글날? 거리에서 우리말 간판 찾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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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etail’, ‘KIMS Kennel’,‘raonsquaer’, ‘DeuxCremes’….

 

어김없이 찾아온 한글날,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널리 쓰자는 목소리는 매년 이맘때 되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국적 불명의 외래어 간판이 우리의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9일 565돌 한글날을 앞두고 8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서울을 대표하는 젊음의 거리,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수길을 찾았다. 10분 정도 직접 거닐어 보니 과연 우리나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외래어 간판을 바라보는 시선은 제각각이다. 호의적인 사람들은 분위기가 좋아 보인다거나 이국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가로수길에서 만난 박윤희씨는 “간판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잘 모르지만 그래서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가로수길을 찾는 외국인들과 문화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지 않느냐.”고 말했다.

외래어 간판을 사용하는 업주들은 시각적으로 세련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젊은층 눈높이에 맞춰 외래어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반면 외래어 간판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대체로 중장년층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거리가 개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상업시설만이 아니라 우리 글의 소중함을 알려야 할 행정기관에서도 외래어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도 ‘바이오밸리’, ‘과학비즈니스벨트’, ‘에코센터’, ‘컨벤션뷰로’, ‘메디시티’ 등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외래어가 넘쳐난다. 심지어 이런 공기업 광고도 있다. 세종대왕이 이순신 장군을 “쟝~”이라고 부른다. 개연성과 전달력이 높지 않은데 굳이 이런 표현을 써야 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수 서울시 도시경관과 광고물정책팀장은 “광고물 표시는 대통령령에 의해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며 외래어를 표기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한글과 병기하도록 돼 있다.”고 말하면서도 “단속의 어려움을 틈타 국적 불명의 외래어 간판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한글 사랑을 외치는 민간단체들은 정부 당국이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회장은 “우리 말이 더러워지고 짓밟히고 죽게 되면 우리 민족 정신까지 죽게 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규정을 어긴 외래어 간판에 엄격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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