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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해지하려고 전화 걸어보니 기자 되길 잘했다?

신용카드 해지하려고 전화 걸어보니 기자 되길 잘했다?

입력 2011-10-28 00:00
업데이트 2011-10-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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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신용카드 한 장 해지하려면 카드 회사가 이런저런 이유로 회피하는 일이 많다. 이 때문에 다른 카드 상품을 권유하거나, 반대급부를 제의하는 행위, 상담을 지연시키는 관행 등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강서구 개화동의 한 중소기업에 3년째 근무하는 김모(23·여)씨는 29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6일 카드를 해지하려다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김씨는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지인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됐다. 이렇게 신청해서 받은 카드만 6장. 김씨는 “실제로는 카드 1장 정도만 쓰는데 쓰지 않는 카드가 많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발급 건수는 지난 6월 말까지 1억 2231만장으로 반년 새 무려 570만장 이상 늘었다.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한 사람이 5장씩 가진 꼴이다. 그 가운데 27%는 최근 1년간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고 연회비만 축내는 이른바 ‘장롱카드’.

그러나 이런 카드를 해지하려면 까다롭기 그지없다. 김씨가 카드사 콜센터 직원과 전화 상담하기 위해 단축번호를 누르고 개인정보를 입력한 지 2분 만에야 상담원과 연결됐다. 김씨가 해지를 원한다고 하자 상담원은 “우선 카드 포인트부터 다 쓰고 할부금을 갚은 후에 생각해보시라.”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카드사가 이렇게 카드 해지를 막는 데 적극적인 이유는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것보다 기존 회원이 카드를 쓰도록 유인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이 아닌 기자가 해지하려는 경우는 달랐다. 기자가 직접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마찬가지로 2분 만에 상담원과 연결됐다. 상담원은 기자의 직업을 확인했는지 설득하려 하지도 않고 순순히 해지해주겠다고 했다.

카드사들은 고객 직업이 언론사 기자나 금융회사 직원 등이면 뒤탈을 우려해 신속하게 해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가 따로 전화를 걸어 연결된 카드사 관계자는 직업에 따라 우대하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특정한 직업의 고객에게 카드 해지를 쉽게 해주는) 우대 리스트는 있을 수 없다. 일반 고객과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고객의 불편과 불만을 줄이기 위해 카드사들이 신원을 확인하는 즉시 고객의 해지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재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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