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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첫 장애인 e스포츠 세계대회썰렁한 대회장에서 하나 된 장애인들

제주서 첫 장애인 e스포츠 세계대회썰렁한 대회장에서 하나 된 장애인들

입력 2011-11-04 00:00
업데이트 2011-11-0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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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하나 되는 기분이 들어 매우 좋았다. 대회를 주최한 한국에 감사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지체장애 2급의 제이슨(24)이 한 말이다.

5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지난 3일 찾은 제주 애월체육관에는 18개국 50여명의 장애인들이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 주최로 막을 올린 ‘세계장애인 e스포츠대회’에서 게임 기량을 발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장애인 세계 대회는 처음이다. 이번 행사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가 함께 주최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제주대 관광·레저선도산업 인재양성센터가 공동 주관하며 SKT가 후원하고 넥슨, 네오위즈, 블리자드 등이 기술 지원으로 힘을 보탰다.

카트라이더, 스타크래프트 등 국내·외 업체가 개발한 5개 종목에 참가한 선수들 대부분은 장애를 갖고 있어 휠체어 앉은 채 게임에 몰두했지만, 청각장애 탓에 타격음과 파열음을 즐길 수 없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게임 세상에 장애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응원하러 온 가족들도 힘을 보냈다. 부산 연제구에서 온 정채원(45)씨는 “우리 아들이 피파 게임에서 1위를 했다. 좋은 성적을 거둬 좋고, 외국에서도 참가해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이런 대회가 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2002년 퇴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앉게 된 지체장애 1급 안권수(33)씨도 이번 대회에 스타크래프트 선수로 참가하면서 동시에 다른 종목 심판을 맡았다. “장애인이라고 집에만 있으란 법 없다. e스포츠는 장애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같이 할 수 있는 스포츠다. 따라서 일반인과 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려 질 수 있는 좋은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처음 열리는 세계대회라 관중석은 썰렁했다. 선수들은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피부 색깔과 언어가 다른 사람들과 e스포츠를 통해 하나됨을 느꼈다. 내내 웃음을 잃지 않은 지체장애 1급의 제이콥(23·미국)은 “이번 대회의 발상은 정말 대단하다. 컴퓨터 게임을 통해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한 자리에서 경쟁할 수 있어 좋았다.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와서 참가하고 싶다.”고 말하며 1회전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이번 대회를 세계적인 대회로 키워 나가기 위해 참가국 대표들의 동의를 얻어 ‘세계장애인e스포츠연맹’이 설립됨에 따라 앞으로 더욱 발전된 대회를 만드는 데 초석을 마련했다. 임윤태(42)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 회장은 “이번 행사는 기존의 e스포츠 재미에 사회 참여, 치료, 재할 등 모든 효과를 같이 누리는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 기획했다. 앞으로 이런 효과가 한국의 IT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에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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