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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아스팔트' 방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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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월계동 주택가에서 걷어낸 방사성 물질이 나온 아스팔트의 보관과 처리가 모두 엉망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아스팔트 처리에 대해 떠넘기기식으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원. 공원 한 곳에서는 노원구 측에서 주도하고 기후변화 체험 종합교육장으로 활용될 ‘에코센터’가 건설되고 있었다. 그 건설현장 한가운데에는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된 폐 아스팔트가 파란 천막이 씌워진 채 이곳 저곳에 쌓여져 있었다. 파란 천막은 손으로 쉽게 들춰낼 수 있었고 그 옆으로 인부들이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철조망이 쳐져 있는 공사현장 근처에는 주민들이 오가며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방사성 물질이 나온 아스팔트를 걷어냈다지만 장소만 바뀌었을 뿐 방치된 것은 매한가지였다.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인도 규정에 따르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경주에 있는 방사성 폐기장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경주에 가는 것이 맞다.”라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해서 말할 뿐 구체적 계획이 없는 상태다. 경주 방폐장이 아직 완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주로 가기 복잡한 상황이라면 적어도 임시 저장소인 인근 공릉동 한국전력 중앙연수원 내 한 건물에 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건물에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에 있는 폐기물도 경주 방폐장으로 보내는 게 맞지만 아직 경주 방폐장이 완공되지 못했기 때문에 잠시 보관해둘 뿐이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방사능 수치가 얼마나 나오는지 점검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방사성 폐기물도 경주 방폐장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폐 아스팔트 보관이 잘 되려면 그나마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공릉동 한전 연수원에 가는 게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 어느 쪽도 공릉동 한전 연수원 쪽이 아닌 시민들이 오가는 공원 한 구석 공사 중인 곳에 폐 아스팔트를 보관하게 했는지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당시 주민들이 방사능 불안을 호소했기 때문에 구청 측에서는 일단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빨리 아스팔트를 걷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현재 정부와 협의 중이며 구청 쪽은 (방사능)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후의 처리 과정은 정부가 해야 하는 게 맞다. 아스팔트 관리를 잘못한 것은 정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 측의 생각은 다르다. 안전위 측은 “최종적으로 경주에 보내는 게 맞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노원구청에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선 그어 말했다. 안전위 관계자는 “안전위 측은 자문을 주는 것일 뿐이다. 도로 관리는 구청의 몫이므로 구체적 계획이라든지 처리 비용은 모두 구청에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원전비대위원장은 정부와 지자체 모두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주택가에 방사성 물질이 나온 아스팔트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걷어내는 것은 맞다. 하지만 천막으로 덮어놓았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바람이 불면 방사능이 날릴 수도 비가 오면 쓸릴 수도 있고 주변 흙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지자체가 방사능 대처에 대해 잘 모른다면 전문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야 하는데 떠넘기기 식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글 /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영상 / 문성호PD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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