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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의 80%를” “밥을 굶어서” 1억 이상 큰손들 애틋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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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의 80%를 사회 환원할 계획이다. 두 아이에겐 10%씩만 줄 것이다. 돈을 버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 난 8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시작하는 거 아닌가?”

 

17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지난 14일 서울 강남의 한 미술관을 찾았다. 명품 브랜드를 수입해 돈을 모은 이충희(56) 듀오에트로 대표가 지난해 초 사옥 5층을 미술관으로 내놓은 배경이 궁금해서였다. 연간 6000만원 정도의 임대료 수입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것은 인사동의 가난한 젊은 작가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작품도 보관해주는 것은 물론,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이는 데 주저함 없었다. 또한 그는 2002년 장학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중고생과 대학생 그리고 교수 등 540여명에게 11여억 원의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급했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가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액수다. 이런 이유로 지난 10월 그는 나눔 실천 유공자 국민포장을 받았다.

 

중구 정동에서 만난 류종춘(65)씨 역시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이다. 장애인고용안정협회에서 일하는 류씨는 척추 중증장애 2급의 불편한 몸에도 불우이웃 돕기에 주저함이 없다. 공장 직공으로 일하던 시절, ‘장애인이라 월급도 절반밖에 못 받는데, 남들과 같아서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를 악물었다. 류씨는 “점심값을 아껴 저축을 했다. 당시 비지백반이 100원이었는데, 60원에 비지만 준다. 돈을 아끼려고 비지만 회사로 가져와 먹었다. 이것도 너무 배 고파서 참지 못할 때만 먹었다.”

 

이렇게 어렵게 모은 1억원을 지난해 5월 장애인을 위해 써달라고 쾌척했다. 동대문 시장에서 염료 도매상으로 성공했지만, 스스로 부자가 아니라고 한다. 류씨는 “현재 입은 양복도 30년, 구두는 20년 된 것이다. 난 돈을 벌었다기보다 돈을 안 쓴 것이다. 나처럼 장애를 딛고 일어서려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2007년 12월에 설립한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들이다. 이듬해 6명이던 회원 수는 점점 늘어 지난 14일 기준 68명으로 모금액도 100억원에 이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 한해 20만 4000여명이 모금에 참가, 330억여원을 모았다. 이 가운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22명이 30억여원을 기부했다. 모금 총액의 9%에 이르는 큰손이지만, 아직 인원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이정우 팀장은 “아직 사회 지도층의 기부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기부도 지도층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면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부의 가치를 깨닫고, 세상의 깊은 골을 허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다수가 고졸과 중졸이거나 변변한 교육조차 받지 못한 사람들이며, 점심으로 찌개·국수·백반을 먹고, 술은 소주에, 안주는 삽겹살을 즐기는 평범한 이들이라고 한다. 힘들게 모은 돈을 기꺼이 나눔으로써 세상도 아름답게 바뀔 것이라고 확신하는 긍정적 부자들이지만, 때론 부자를 바라보는 세상의 비뚤어진 시선이 이들의 선행을 주춤하게 한다고도 했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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