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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침묵의 몸짓 보여주는 연극, 다문화를 껴안으라고 속삭이는 연극

위대한 침묵의 몸짓 보여주는 연극, 다문화를 껴안으라고 속삭이는 연극

입력 2011-12-24 00:00
업데이트 2011-12-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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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성미산 마을극장을 찾았다. 사뮈엘 베케트 원작의 난해한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공연되고 있는데 이 연극의 배우들이 남달라서였다.

‘고도’란 인물을 절절하게 기다리는 배우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를 파헤친 작품이다. 그런데 이번 공연은 기존 연극에서 보조적인 배역에 한정되거나, 동호인 연극이나 예술 치료의 한 부분으로만 매김된 한계를 뛰어 넘어 배우 전원이 장애인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언어 장애를 가진 배우들을 위해 원작의 대사를 대폭 줄이고,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무대를 채운다.

포조 역의 강희철씨는 “비장애인이나 장애인이나 마찬가지로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을 서로 이해하면서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완성한다.”고 말한다.

침묵 속에 드러나는 다소 불편한 몸짓이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도, 즉 구원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으로 절절하게 전달돼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시각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극단 ‘애인’의 이 작품은 이달 초 장애인문화협회에서 주최한 ‘나눔 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연출을 맡은 강예슬씨는 “여러 공연의 흐름과 특성이 있듯이 그 중 하나의 흐름(장르)으로, 다양한 공연을 보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25일까지 공연되며 관객이 내고 싶은 대로 관람료를 내면 된다. (문의: 02-322-0345)

올해는 장애인 연극의 전환기로 기록될 만큼, 일본의 중증 장애인 극단 다이헨의 ‘황웅도 잠복기’, 시청각장애인극단 이슬라엘 날라갓 센터의 ‘빵만으론 안 돼요’, 호주 지적장애인 극단 백투백의 ‘작은 금속 물체’ 등 해외 공연단이 한국을 찾았다.

더불어 주목할 공연은 서울 대학로에서 열리는 어린이 전문 극단 ‘사다리’의 ‘엄마가 모르는 친구’로,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를 처음 만나며 느끼는 혼돈스러운 느낌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해석한 작품이다.

초등학교 4학년 사야는 다문화 가정 출신인 시내와 다투고 479번 버스를 탄다. ‘사고 칠’것이란 어감을 지닌 이 버스를 타고 가는 사야는 답답한 마음, 불편한 마음, 꽁꽁 언 마음 등의 정류장을 지나며 고민의 행로를 이어간다는 줄거리다.

실제 인물과 나이가 비슷한 아이들의 체험담을 담았으며, 세이브더칠드런이 올 초 서울과 경기 5개 초등학교에서 진행한 차별 인식 개선 연극 수업이 모티브가 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김은정씨는 “다름을 구별하지 말고, 차별하지 말고,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자. 그리고 다르다는 것에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자. 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대중을 상대로 인식을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전한다.

31일까지 계속되는 이 공연 관람료는 1000원이며 수익금은 세이브더칠드런이 내년에 펼칠 ‘다양한국 만들기’ 캠페인 가운데 다문화 이해 교육의 후원금으로 쓰인다. (문의: 02-6711-1454)

문성호PD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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