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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부인2012] 화려한 영상과 춤… 눈 뗄 수 없는 ‘예술’

[자유부인2012] 화려한 영상과 춤… 눈 뗄 수 없는 ‘예술’

입력 2012-03-06 00:00
업데이트 2012-03-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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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렸을 때는 여러분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죠. 커서 무엇이 될까. 예뻐질 수 있을까.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죠.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팝송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의 가사를 읊조리는 중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뚫고 어두운 무대에서 작은 소녀가 걸어 나온다. 아이 뒤로 12개 화면에서 각기 다른 여성의 얼굴이 하나 둘 드러난다. 꿈, 희망, 삶을 이야기하는 얼굴들…. 화면은 다시 아파트의 단면을 보여 주듯 평범한 가정의 일상으로 바뀌었다.

이 공연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쯤 영상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영상 밖으로 튀어나와 무대에 선다. 평면(2D) 영상이 입체(3D) 공연으로 전환하는 순간이다.

●현대무용의 대중화 가능성 제시

1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미리 만난 ‘자유부인 2012’는 시작부터 시선을 무대로 집중시켰다. 현대무용에 선입견처럼 따라다니는 난해함은 없다. 그 자리를 이야기와 새로운 형식으로 채웠다.

무대에는 가로, 세로, 높이 2.5m인 커다란 상자(큐브) 12개가 나름의 배열로 쌓여 있다. 이 상자는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공간, 영상을 비추는 스크린, 상가·발레 연습실 등 다양한 장소가 된다. 무용수들은 이런 영상과 무대를 오가며 일상과 만남, 사랑, 방황 등을 다양한 춤으로 표현한다. 공연 도중 고(故) 한형모 감독의 영화 ‘자유부인’(1956)이 상영돼 향수를 끄집어낸다. 흥겨운 샹송을 따라 노래 가사, 말풍선들이 어우러지는 비디오아트도 넣었다.

2막을 여는 패션쇼 무대는 공연의 실험성이 극대화하는 부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델 10여명이 긴장감 넘치는 음악에 맞춰 벽을 타고 내려오는 선을 따라 워킹한다. 상자 벽에는 이 모델들을 클로즈업한 영상으로 세밀감을 살리며 무대는 패션쇼장으로 변신한다.

무용수들이 날렵하게, 또는 묵직하게 풀어내는 춤사위로 ‘자유부인’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 한편 곳곳에 이런 장치들을 포진해 놓고 있어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평면 화면의 제약을 극복하고자 깊이감을 확장시키는 3D 영화가 요즘 주류입니다. ‘시네마틱 퍼포먼스’는 이런 현실적인 확장감에 무용이 가지는 강렬함을 접목한 것이죠.” 각본·연출을 맡은 변혁 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15~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자유부인 2012’는 패션쇼로 화려함을 더하고 발레 클래스와 인터뷰 등 볼거리를 늘려 초연 당시 모습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첫 한국 현대무용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동안 이 무대에 선 현대무용은 지리 킬리언, 얀 파브르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해외 스타 안무가 작품에 불과했다.

물론 원작이 던지는 주제 의식은 그대로다. 안무를 한 정의숙 성균관대 무용학과 교수는 “2012년 버전은 여성의 일과 사랑이라는 주제에 더 접근하면서 강력한 화두를 던져 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특별출연하는 연극배우 박정자, 패션모델 한혜진의 변신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목소리’ 선영으로 관객을 만난 박정자씨는 공연 막바지에 무대에 등장해 좌절을 맛본 주인공 선영에게 희망을 던지는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15~17일, 4만~15만원(학생 50% 할인). (02)2000-9752.

글 /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영상 / 장고봉PD gobo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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