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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해외 한글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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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솔로몬군도의 한 중학교 수업시간. 선생님이 한글로 쓴 교과서를 들고 설명을 하자 학생들이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교과서를 들여다 봅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아닌데 글자는 한글입니다.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가 솔로몬군도의 과달까날주, 말라이따주의 토착어를 시작으로 한글 표기법 보급에 나섰습니다. 2008년 사단법인 훈민정음학회가 인도네시아 찌아찌아 족에게 한글을 수출한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쨉니다.

한글이 제3국 문맹퇴치에 앞장서고 있지만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찌아찌아족의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 학당은 재정난을 문제로 지난 8월, 7개월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두 프로젝트에 참여한 개발자 이호영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해외 한글보급이 처음부터 녹록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승인하기 좀 어려운 상태입니다. 왜 그런가하면 인도네시아는 700여 종족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또 일부 종족은 독립을 하려고 하거든요. 그 중에 일부 부족이 한국과 손잡고 독립을 하겠다하면 굉장히 난처하거든요.” [이호영/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

솔로몬군도 문맹퇴치 프로그램도 여전히 재정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교과서 개발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 부처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민간 투자자를 찾아보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한글보급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글을 읽지 못하면 교육을 지속할 수 없잖아요. 그리고 교육을 받지 못하면 결국 그 사람들이 할 수 일이라는 것은 농사를 짓는 다던가 막노동을 한다던가 그런 것 밖에 없죠. 그리고 교육수준이 낮으니깐 이사람들이 이 나라를 앞으로 잘 운영해 될지도 잘 모르고, 또 어떻게 발전시켜야 될지도 모르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죠. ” [이호영/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평가받는 한글. 제 2의 찌아찌아족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부처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신문 명희진입니다.

글 /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영상 / 성민수PD·장고봉PD globals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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