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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 SEOUL-서울기행6 서대문형무소역사관(Seodaemun Prison History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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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민족의 비극을 온 몸으로 겪은 서울에는 곳곳에 아픈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서대문형무소인데요, 1908년 경성감옥으로 문을 연 뒤 여러 번 증축을 거쳐 서대문형무소가 됐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지사들을 가두고 고문한 악명 높은 곳이었습니다. 광복 후에도, 1988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으로 이전되기 전까지 형무소로 쓰였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그 비극의 현장을 찾아가보겠습니다.

저는 지금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제 뒤에 보이는 붉은 색 건물이 역사전시관인데요. 우선 여러분을 이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이곳에서는 안내 동선에 따라 움직이면 전체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를 재현해 놓은 모형이 눈에 띄는데요. 지금보다 훨씬 많은 건물들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자료를 통해서 서대문형무소의 변천과정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감자를 감시하던 망루의자, 재소자들이 신던 고무신 등 각종 전시물도 눈길을 끕니다. 이것은 의병장의 칼과 호신용 지팡이입니다. 지팡이에는 칼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 '용수'는 수감자를 이송할 때 얼굴에 씌웠던 것입니다. 수감자에게 채웠던 족쇄와 ‘요’라는 형구는 지금도 가슴에 무겁게 와 닿습니다.

민족저항실은 독립운동가의 수형기록표로 꾸며진 방입니다. 5천여 장의 수형기록표를 통해 이곳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 등 이곳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의 초상도 걸려있습니다. 지금은 출입금지로 돼 있는 사형장의 지하, 시신 수습실 모형도 볼 수 있습니다. 전시관 지하에 있는 고문실입니다. 그 유명한 물고문은 물론 꼬챙이를 손톱 밑으로 찔러 넣어 고통을 주던 손톱 찌르기 등 일제의 고문 수법은 잔인하고 다양했습니다. 상자고문이라는 것도 있는데 상자 안쪽에 날카로운 못을 박아놓고 사람을 넣은 뒤 마구 흔들며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벽관 고문은 좁은 공간에 사람을 가둬놓고 앉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도록 했던 고문입니다. 지하 독방도 있는데, 취조 후 옥사로 보낼 때까지 가두던 곳입니다.

이번엔 중앙사(中央舍)로 들어가 봅니다. 옥사 전체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신축된 2층 건물입니다. 1층은 간수들의 사무공간으로 사용했고 2층은 강당으로 꾸며 수감자들의 전향 교육장소로 썼습니다. 이곳은 12옥사 먹방이라고 불리던 독방으로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24시간 내내 빛이 한줌도 들어오지 않아 먹방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도 캄캄해서 안쪽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곳은 마룻바닥 끝부분에 구멍을 내서 용변을 밖으로 처리하게 하는 등 외부와 철저하게 격리돼 있습니다. 내부를 감시하는 구멍과 감방 안 위급한 상황을 간수에게 알리기 위한 패통이라는 도구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공작사라는 공장 건물로 수감자들의 노역이 이뤄진 곳입니다. 일제는 수감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형무소, 군부대, 관공서 등의 관용물품을 조달했는데, 이곳에서는 주로 옷감과 의복이 생산됐습니다. 공작사에서 나오면 사각연못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제 때는 나전칠기 공장이 있었던 곳인데 해방 후 빨래터로 사용하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센병 수감자를 격리 수용하기 위한 한센병사도 있습니다. 이곳은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돼 특별 감시를 받았던 9옥사입니다. 건물 벽 곳곳의 패인 흔적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공격으로 생긴 총탄자국입니다. 사형장 앞에는 통곡의 미루나무가 있습니다. 사형장으로 끌려가던 애국지사들이 이 나무를 붙잡고 원통함을 토해내며 통곡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그때의 통곡이 들려오는 것 같아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곳이 사형장입니다. 1923년에 지어진 목조건물인데 5m 높이의 담장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있습니다. 내부에는 교수형을 집행하기 위한 마루판과 교수줄, 마루판을 내리는 레버장치들이 있고, 마루판 아래에 시신수습실이 있는데 촬영이 금지돼 있습니다. 사형집행 후 그 사실을 은폐해야 할 경우 시신을 외부로 몰래 반출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시구문도 보입니다.

그밖에도 수감자들이 운동할 때 대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격벽장, 수감자들을 감시하던 망루,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수감했던 여성옥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여성옥사는 유관순 열사가 순국한 곳입니다.

오늘은 애국지사들이 갇히고 고문당하고 스러져간 비극의 현장, 서대문형무소를 함께 둘러봤습니다. 서울신문 이호준입니다.

글 / 이호준선임기자 sagang@seoul.co.kr

영상 / 장고봉PD gobo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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