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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기태 명장, “영국 124년 서울연 후손 위해 찾아올 것”

리기태 명장, “영국 124년 서울연 후손 위해 찾아올 것”

입력 2012-12-20 00:00
업데이트 2012-12-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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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왕립식물원에 보존 중인 124년 된 서울연(왼쪽), 리기태 명장이 복원한 서울연
▲ 영국왕립식물원에 보존 중인 124년 된 서울연(왼쪽), 리기태 명장이 복원한 서울연


민속연 명장 초양(抄洋) 리기태 선생이 124년 된 ‘서울연’을 전통기법에 의해 복원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이번에 복원 과정이 공개된 ‘서울연’은 1888년 만들어진 조선시대의 연으로 제 2대 주한 영국영사 토마스 와턴(Tomas Watters,1840~1901)이 귀국할 당시 서울사람에게 선물로 받은 것으로 영국왕립식물원(U.K Kew Royal Botanic Gardens)이 124년간 소장, 보존해 온 것이다.



영국왕립식물원의 복원 의뢰를 맡은 영국 런던예술대학교(University of the Arts London)의 캠버웰 예술대학(Camberwell College of Arts)에서 리기태 민속연 장인에게 수 차례의 자문을 통해 2011년 6월 15일 가로 276mm, 세로 343mm의 연을 원형복원 시켰으며 이를 리기태 명장이 전통기법을 통해 가로 400mm, 세로 495mm ‘서울연’을 재현한 것이다.

 

민속연 리기태 명장은 복원 재현에 앞서 ‘서울연’이 영국 박물관이 아닌 왕립식물원에 보존되어 온 이유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리기태 명장은 “한국에서는 전통연을 민속자료로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지만 영국에서는 연이 닥나무 한지, 대나무 살, 면실 등 천연재료로 만들어져 식물원에 소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 채색을 위해 소목(콩과에 딸린 상록 교목으로 적색을 얻는 천연재료)을 물과 함께 끓이고 있는 모습.
▲ 채색을 위해 소목(콩과에 딸린 상록 교목으로 적색을 얻는 천연재료)을 물과 함께 끓이고 있는 모습.


리기태 명장은 “이번 ‘서울연’ 복원은 원형을 유지하면서 전통기법을 사용해 원형과 똑같이 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기태 명장은 “‘서울연’의 원형은 ‘홍치마 먹꼭지연’으로 그림 채색은 소목(蘇木,콩과에 딸린 상록 교목으로 적색을 얻는 천연 재료)을 물과 함께 끓여 만든 식물성 천연 안료와 먹을 갈아 검정인 흑색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댓살을 붙이는 풀은 동물성 아교나 어교, 식물성은 해초와 고구마와 감자의 전분 풀을 접착제로 사용한다.”며 “댓살을 붙일 때의 순서는 머릿살부터 장살, 중심살, 허릿살 순서로 위에서부터 붙여 내려가며 줄매는 방법도 왼쪽 머릿살부터 오른쪽과 아랫줄인 꽁수줄을 매어 내려가야 한다.”고 연 제작의 전통기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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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과 천연안료로 연에 채색을 하고 있는 모습.
▲ 먹과 천연안료로 연에 채색을 하고 있는 모습.


리기태 명장은 “‘서울연’은 정방형의 모양을 갖추고 다른 연과 달리 양쪽에 꼬리가 있다.”며 “꼬리는 연의 균형을 올바르게 잡아줘서 연이 하늘 높이 올라가도록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고 ‘서울연’의 특징에 대해 전했다.

 

리기태 명장은 “영국에서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서울연’은 훌륭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라며 “환수운동을 통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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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성 아교로 댓살을 붙인 후, 연의 중심을 잡고 있는 모습.
▲ 동물성 아교로 댓살을 붙인 후, 연의 중심을 잡고 있는 모습.


▲ 리기태 명장이 복원한 서울연
▲ 리기태 명장이 복원한 서울연
 

한편 한국민속학회 이기태 부회장은 “연이라는 자체가 정초에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의 뜻이 있어 액운을 날리는 의미에서 하늘에 날려 보낸다.”면서 “작년 연이 남았다는 것도 굉장히 드문 일인데 100년 이상의 년이 남아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기태 부회장은 “이번 ‘서울연’의 경우는 정확한 실체가 있는 상태에서 그 연이 가지고 있는 재질과 그 재질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가장 근접하거나 똑같게 재현한 것”이며 “그야말로 복원이라는 말이 제대로 어울리며 똑같이 만들었다는 것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영상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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