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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솔로대첩, 현장에선…

여의도 솔로대첩, 현장에선…

입력 2012-12-28 00:00
업데이트 2012-12-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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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때 근육마비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오지석 씨. 장애인도 일반인처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특별한 외출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관심이 있어서요... 관심을 갖다가 이렇게 참여하게 됐습니다.”[오지석(29)/지체장애 1급]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는 ‘솔로대첩’이라는 젊은이들만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경찰 추산 남‧여 3500명이 모였다는 이 행사는 어떻게 시작됐으며 무엇을 남겼을까요?

“글쎄요. 너무 사람이 많아서 번잡했는데요. 그래도 온 것 자체가 기쁩니다.”[황희준(29)/행사 참가자]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고 해서 이렇게 왔는데, 사람도 많고 재밌는 것 같아요.”[송은정(28‧가명)/행사 참가자]

미리 정해진 약속대로 남성은 하얀색, 여성은 빨간색 옷으로 치장하고 밝은 표정으로 ‘인연’을 찾아 나섭니다. 안전을 고려해서 경찰 병력 400여명이 배치됐고, 연예인도 참석해 안전을 당부합니다.

“절대 사고 없이... 정말 부탁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잖아요. 뛰지 말고요.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제발 보여주셔야 합니다.”[유민상/개그맨]

발을 동동 구르기고 하고, 손난로도 써보지만 혹독한 추위는 자꾸 몸을 움츠려들게 합니다. 하지만 혹시 다가올 인연을 위해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이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한 젊은이들입니다. 이번 행사는 한 대학생의 다소 엉뚱한 발상으로 시작돼 인터넷과 SNS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저희 슬로건은 그겁니다. 얼굴보지 말고, 능력보지 말고, 일단 만나서 차나 한잔 나누면서 좀 감성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유태형(24)/ ‘님연시’운영자]

이번 행사는 젊은이들이 스스로 마련한 유쾌한 축제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문제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준비 단계부터 공원 대여 문제 등으로 실랑이를 벌인데다, 미숙한 진행으로 참가자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더구나 참여한 남녀 비율이 8:2로 불균형을 보여 당초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젊은 세대들의 어떤 즉흥적인 진행과정들을 보여줬는데, 결국은 좀 더 여론을 공론화 하고 세심한 준비과정을 통해서 또 다른 놀이문화들을 충분히 연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

젊음의 활기를 확인하는 새로운 개념의 잔치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SNS의 위력만 확인한 반쪽짜리 행사였다는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솔로대첩’은 막을 내렸습니다. 문제점을 딛고 SNS를 통한 새로운 대중문화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글 /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영상 / 문성호PD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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