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38)가 한국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연기 철학을 밝혔다.
7일 서울 리츠 칼튼 호텔에서 열린 ‘장고: 분노의 추적자’(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기자회견을 위해 할리우드 톱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첫 내한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디카프리오는 “어젯밤에 도착해서 한국을 돌아볼 기회는 없었지만 한국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다. 제 영화를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매우 흥분된다”며 방한 소감을 밝혔다.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1850년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아내를 구해야만 하는 남자 장고(제이미 폭스 분)와 그를 돕는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 분), 그들의 표적이 된 악랄한 대부호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가 벌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대결을 그린다.
디카프리오가 맡은 캔디는 부를 위해서라면 무차별적인 살인은 물론 노예를 사고파는 거래와 목숨을 담보로 한 비인간적인 게임까지 서슴지 않는 악랄한 캐릭터. 그는 역할에 대해 “존경하는 두 배우에게 못되게 구는 역할이 굉장히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제가 끝까지 가지 않으면 진실을 얘기할 수 없다며 밀어붙이라고 지지해줬다. 두 사람의 응원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와 작업한 소감에 대해서는 “언제나 영화의 한계에 도전하는 대단한 감독과 일하게 돼 큰 영광이었다. 타란티노는 장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데 큰 재능이 있고 전 세계 관객과 어떻게 호흡해야하는 지 잘 알고 있다. 이번 영화는 가장 흥행 성적이 좋은 서부영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극찬을 보냈다.
연기 철학에 대한 질문에는 “16세 때 데뷔해 속성으로 많은 영화를 보면서 제가 되고 싶은 배우에 대해 생각했다.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했던 ‘디스 보이즈 라이프’가 처음으로 맡게 된 좋은 기회였고 이후 업계에서 자라나며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고통은 한 순간이지만 영화는 영원히 남는다는 것, 최선을 다하면 걸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내가 깨달은 것들이다. 영화는 가장 위대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디카프리오는 당분간 환경 운동에 전념할 계획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독일에서 잠정 은퇴를 의미하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그는 “은퇴할 생각은 없다. 2년간 3편의 영화를 했으니 당분간 쉴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것뿐이다”라고 해명하며 “현재 쉬면서 환경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얼마 전 태국 수상을 만나 아프리카 코끼리들을 지키기 위해 상아 수입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가 받아들여 곧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또 환경운동을 위한 기금 마련 등 지구를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며 환경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한국 영화 중 가장 좋아하고 한국 친구들의 영향으로 불고기와 김치를 좋아한다는 디카프리오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남긴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일어섰다.
글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사진·영상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