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경색으로 잠정 폐쇄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에 설비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개성공단 기계전자부품소재기업 비상대책 위원회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공단에 남아있는 설비를 국내외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개성공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들은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면서 “빈사상태에 빠진 기업을 살리고 고객(바이어) 이탈을 방지할 수 있도록 남북 당국이 이른 시일 안에 공단의 폐쇄 또는 가동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결정이 나지 않으면 개성공단 설비를 국내외 지역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면서 “남북 당국이 군 통신 연결 등 이전에 필요한 제반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기업 중 기계·전자부품 기업은 46개에 이른다. 김학권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조업이 중단된 석달 동안 공장 설비 및 기계

들을 관리하지 못해 피해가 크다”면서 “공단 운영을 재개할 수 없다면 방치된 설비만이라도 가져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대위는 4일부터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660㎞ 평화 국토대행진 순례를 하면서 대국민 호소를 할 예정이다.

글 /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영상 / 문성호PD sung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