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소녀가 자유분방한 자세로 카메라 앞에 섰다. 양옆의 백인 소녀들이 각각 어려운 물구나무와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고 가운데에는 키 큰 백인 소녀가 키 작은 흑인 소녀의 머리 위에 팔을 걸친 채 서 있다.
미국 의류업체 갭의 아동복 브랜드인 갭키즈가 방송인 엘렌 드제너러스와 협업으로 만든 새로운 라인의 광고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고 영국 BBC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광고 사진을 본 일부 사람들은 이것이 흑인에 대한 차별적인 이미지를 담은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의도적인 인종차별은 아닐 수 있어도 광고 제작자의 사려 깊지 못한 판단 탓에 결과적으로 ‘소극적 인종주의’가 표출됐다는 것이다.

반면 “한 명이 키가 크고, 한 명은 작으면 보통 이렇게 포즈를 취한다. 인종차별이 전혀 아니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흑인 영화감독 매튜 체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반대로 키 큰 흑인 소녀가 키 작은 백인 소녀 머리 위에 팔을 걸고 있는 과거 갭 광고 사진을 이번 광고 옆에 나란히 실으며 “과거 사진이 이번 사진을 정당화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 트위터 사용자는 “과거 사진 속 백인 소녀는 사나워 보이지만 이번 사진 속 흑인 소녀는 짜증나 보인다”며 경우가 다르다고 말했다.
작자 제바 블레이는 허핑턴포스트에 “광고를 처음 보고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 광고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과민반응을 하는 것이라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며 포즈 자체가 아니라 그동안 미디어에서 힘 있는 흑인 여성의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았다는 데서 비롯된 논란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갭은 “46년 동안 다양성과 포용성을 주창해온 브랜드로서 이번 논란을 인정하며, 상처 준 분들에게 사과한다”며 광고를 교체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해당 광고는 여전히 갭 트위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