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은 명목상으로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지향했지만, 실상은 히틀러의 주도 아래 유대인과 흑인을 비롯해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적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런 상황에서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한 도구로 올림픽을 선택했다. 스포츠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막고자 전 세계의 움직임은 올림픽 불참운동으로 이어졌고 미국 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형성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국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히틀러와 비밀거래를 한 미국의 IOC 위원 ‘에이버리 브런디지’와 자신의 제자를 위해 사비를 털어 베를린으로 향한 ‘래리 스나이더’ 코치의 응원으로 제시 오언스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다.

이는 금메달리스트들을 직접 초대해 격려해줬던 히틀러가 제시 오언스와 악수를 피했다는 루머가 돌 만큼 히틀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또 그의 기록은 1984년 칼 루이스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48년이 걸릴 정도의 대기록이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흑인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흑인의 지위를 상승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희대의 독재자 히틀러에 맞선 전설의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의 감동 실화를 그린 영화 ‘레이스’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12세 관람가. 134분.
사진 영상=영화사 빅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