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캠·블랙박스 1∼2분 영상…영상증거 부족 시인 경찰 “현장수집 권총·발목 권총집·마리화나 조합하면 강력한 증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샬럿 경찰의 흑인 총격 피살사건으로 미국 내 흑백갈등이 고조되자 경찰 당국이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공개된 영상에서도 피살자가 총기를 소지했는지 확인되지 않아 경찰의 공권력 남용, 인종차별 논란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샬럿-메클런버그 경찰국은 24일(현지시간) 키스 러먼드 스콧(43)의 총격피살 당시를 찍은 보디캠(경찰 몸에 부착하는 영상 녹화장치)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총 2분 10초 분량인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차에서 내린 스콧이 양손을 내리고 뒷걸음질로 차량에서 멀어지는 장면이 잡혔다.
경찰은 “총을 버리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소리가 녹음됐지만, 영상 속에서는 실제로 스콧이 총을 들고 있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이후 스콧이 총에 맞아 쓰러지자 경찰들이 스콧을 둘러싸고는 “우리가 총을 쐈다. 용의자 한 명이 쓰러졌다”고 무전으로 보고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보디캠 영상에는 스콧이 차에서 나온 장면만 보인 뒤 총격 순간이 정확히 찍히지 않았다.
사진=CNN 유튜브 채널 캡처
스콧을 향해 총격을 가한 브렌틀리 빈슨 경관은 당시 사복을 입고 근무 중이었으며 보디캠은 착용하지 않았다.
커 퍼트니 경찰국장은 이번에 공개된 영상이 스콧이 총을 들고 있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황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콧이 손에 총을 쥐고 있었다는 확실한 영상증거는 없다”면서도 “그가 손에 뭔가를 쥐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고 이것을 경찰에게 겨눴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권총이 발견됐으며 스콧이 차고 있던 발목 권총집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리화나도 있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퍼트니 국장은 “모든 조각을 모으면 (총기 소지를)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원래 보디캠과 블랙박스 영상을 유족에게만 보여주고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전날 스콧의 부인이 찍은 영상이 언론에 등장하고 시위대의 영상 공개 목소리가 높아지자 입장을 선회해 영상 일부를 잘라 공개했다.
이날 밤 샬럿에서는 시위가 닷새째 이어졌다.
시위대 수백 명은 샬럿 경찰국 앞에서 키스 스콧의 이름을 연호하거나 “(영상) 테이프 없이는 평화도 없다”고 외쳤다.
지난 20일 밤부터 시작된 시위는 21∼22일 격화하면서 44명이 체포됐고, 시위대 1명은 민간인 총격으로 숨지기도 했다.
이후 샬럿 시당국이 통행금지 조처를 내렸으며 현재는 평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영상=CNN 유튜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