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TV

中전인대 ‘눈 흘김 동영상’ 논란, 백악관 청원운동으로 이어져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솔직한 감정 표현한 여기자 취재허가 박탈에 中 네티즌 ‘발끈’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고 있지만, 정작 중국 네티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한 여기자의 ‘눈 흘김’이 촉발한 논란이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인대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복도에서 샤오야칭(肖亞慶)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었다.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붉은 옷을 입은 여기자가 중국 국유기업의 해외자산 운용에 관해 장황하게 묻는 질문이 40여 초간 이어졌다. 이에 옆에 있던 파란 옷의 여기자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고, 급기야 흰자위만 남겨둔 채 눈을 흘기는 장면이 연출됐다.

TV로 생중계된 이 장면은 중국 네티즌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네티즌들은 두 여기자의 신원 파악에 나섰다. 파란 옷을 입은 여기자는 제일재경 방송의 량샹이 기자, 붉은 옷의 여기자는 전미방송국(AMTV)의 장후이쥔 기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량샹이 기자의 감정 표현에 “잘했다. 우리를 대신해 눈을 흘겨줬구나”, “솔직함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지루하기만 할 뿐이다” 등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검열에 나서 이 동영상을 중국 온라인에서 차단했다. ‘신성한’ 전인대를 웃음거리로 만든 량샹이 기자는 취재 허가까지 박탈당했다고 동료 기자는 전했다.

솔직한 감정 표현이 이러한 결과까지 불러오자 중국 네티즌이 발끈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네티즌 수사대’는 별다른 의미도 없는 질문을 40여 초간이나 장황하게 이어간 장후이쥔 기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장후이쥔 기자가 속한 전미방송국이라는 언론사가 관영 매체인 CCTV 협력사라는 것이 드러났다.

전미방송국 웹사이트에 따르면 2004년 설립된 이 언론사는 14개 미국 도시에 중국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장후이쥔 기자는 여러 매체에서 활동했지만, 정확한 실체가 없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결국, 중국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미국 백악관 청원 운동을 벌이기까지 이르렀다.

이들은 “전미방송국의 자금 출처가 어디인지, 중국 공산당과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 미국 외국대행사등록법에 따라 조사하고, 법규 위반이 드러나면 전미방송국을 폐쇄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의 외국대행사등록법(FARA)은 외국 정부나 정당 조직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려면 미 법무부에 사전 등록하고 그 활동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날 저녁까지 이 청원에 참여한 중국 네티즌은 700명에 육박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입법 기구를 자처하면서도 민주적 토론이 실종된 채 ‘거수기’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중국 전인대에 대한 실망이 이 같은 네티즌의 ‘분노’로 표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 영상=Guardian News/유튜브

연합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신문 www.seoul.co.kr

주소 : 100-745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번지) 서울신문사빌딩 l 대표전화 : (02) 2000-9000

인터넷서울신문에 게재된 콘텐츠의 무단 전재/복사/배포 행위는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위반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