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웅씨가 지난 16일 오후 8시 30분쯤 경기도 용인시 법화터널 안에서 길을 잃은 채 걷고 있는 할아버지를 돕고 있다. [사진제공: 기흥구청]
정씨는 지난 16일 오후 8시 30분쯤, 차를 몰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법화터널을 지나던 중 할아버지 한 분을 발견했습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터널 안, 차도 바로 옆을 걷는 노인 모습이 몹시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차량 흐름에 맞춰 할아버지를 지나쳤던 그는 터널을 나온 뒤 즉시 차를 돌렸습니다.
정씨는 “처음에는 할아버지를 지나쳤는데, 가다 보니 계속 신경이 쓰였다”며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유턴할 구간이 있어서 차를 돌려 다시 할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할아버지가 걸어가는 방향으로 재진입한 정씨. 그는 터널 내 비상주차구역에 차를 세웠습니다. 간헐적으로 균형을 잃은 듯한 할아버지의 걸음걸이를 본 정씨는 다급한 마음에 할아버지 곁으로 빠르게 달려갔습니다.
“할아버지께 여기 왜 계시냐고 여쭤보니 시장에 가셨다가 길을 잃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위험하니 제 차로 모시겠다고 말씀드리고, 차로 이동하려는 순간 경찰 분들이 오셨어요. 그분들에게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할아버지를 인계해 드렸어요. 그게 다예요.”
정태웅씨가 지난 16일 오후 8시 30분쯤 경기도 용인시 법화터널 안에서 길을 잃은 채 걷고 있는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사진제공: 기흥구청]
정씨는 이전까지 낯선 누군가를 돕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여겼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뭐든 처음이 어려운 거지, 만약 같은 상황이오면 또 같은 행동을 할 것 같다. 한 번도 안 해봤기에 고민했던 것이지, 해보니까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습니다.
정씨의 웃음이 한가위를 앞둔 오늘, ‘낯선’ 누리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