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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가난’ 딛고 자수성가한 기부천사 ‘저축왕’

‘찢어진 가난’ 딛고 자수성가한 기부천사 ‘저축왕’

입력 2015-10-27 10:36
업데이트 2015-10-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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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의날 박원균 스타테크 대표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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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보고 기뻐할 일만 생각하면서 살다 보니 비뚤어지지 않고 남을 도우며 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축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 여수 스타테크㈜ 박원균(사진, 55) 대표이사는 그야말로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박 대표가 저축의 날 훈장을 받게 된 것은 그만의 가슴 아픈 사연이 자리하고 있다.

전남 고흥에서 농지가 한 평도 없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박 대표는 중학교를 졸업하던 16살 때 명절에 내려온 귀성버스를 타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갔다.

당시 초등학교 졸업 후 자신을 뒷바라지하던 형의 고등학교 진학 권유에 “학교 다니며 세월을 보낼 바라면 차라지 돈을 벌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박 대표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철공소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당시 첫 월급으로 4천500원을 받아 부모님께 조끼와 내의를 사서 선물한 것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계기가 됐다며 지금도 눈시울을 붉힌다.

아들이 집을 나간 뒤 눈물로 밤을 지새던 어머니는 내의 선물을 받고서 아들의 고생을 생각하며 쓰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박 대표가 서울로 올라온 지 25일만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박 대표는 “지금도 나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때부터 어머니가 나를 지켜주기 위해 하늘로 가셨다고 생각해서 철이 일찍 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공소에서 근무하는 3년 동안 월급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했다.

월급이 오를 때마다 통장을 만들다 보니 3년 근무 뒤에 10개가 넘는 통장에 무려 1천만원의 거금이 들어 있었다.

그는 “방황을 하기도 하고 가끔 내 이익을 위해 거짓말이나 나쁜 짓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어머니가 기뻐할 일만 하자’고 생각하며 옳은 길을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선박 관련 부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여수지사를 만들어 아버지가 계시는 고향과 가까운 여수로 내려오게 됐다.

93년까지 월급 생활을 하면서도 월급의 60% 이상을 끊임없이 모았다.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박 대표는 친구의 도움으로 회사를 인수해 그때부터 밤낮없이 일에만 매달렸다.

박 대표는 “사업에 매달리다 보니 10여년이 훌쩍 지나고 어느날 고등학교 교복을 입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는 것을 깨달아 교육청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그때 교육청에서 교복이 없는 학생 10명을 선정해 교복을 선물하고 나서 그의 기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에게는 연간 30억∼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일구는 동안 어린 시절의 경험을 잊지 않고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철학이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그는 매년 2천만원이 넘는 기부를 하는 등 사회봉사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자신이 몸담은 봉사활동 단체 회원들이 십시일반하고 자신도 사재를 출연해 ‘재단법인 진남장학회’를 설립해 어려운 청소년을 돕는 일에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기부에는 마약보다 강한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내 것을 나눠줄 때에 내가 느끼는 행복이 제일 크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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