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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칼럼니스트가 본 국내 IT 비효율

김 칼럼니스트가 본 국내 IT 비효율

입력 2011-04-26 00:00
업데이트 2011-04-2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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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논문 쓰기’ 검색하면‘ 구글은 ‘관련 보고서’ 보여주고 포털은 ‘영어로 논문 쓰기’ 소개

정보·통신(ICT) 업계에서 한국을 ‘갈라파고스 군도’에 비유하는 시각이 있다. 1990년대 인터넷 정착기에 각종 서비스와 제도에서 앞섰지만, 이후 세계 표준과 멀어진 채 비효율적인 독자 체제를 고수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벤처 1세대 김인성 IT칼럼니스트도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중심 보안체계가 해외와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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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인 네이버·다음·구글에서 ‘자연과학 논문쓰기’라는 검색어를 넣었지만, 나오는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①네이버는 ‘영어로 논문쓰기’라는 책을 소개하는 블로그 페이지를 제시했다. ②다음에서는 스폰서링크라고 지칭한 광고와 중고책 거래 사이트가 가장 윗줄을 차지했다. ③구글은 ‘자연과학 논문쓰기에 대한 인식’이라는 보고서 페이지로 찾아갔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다음·구글에서 ‘자연과학 논문쓰기’라는 검색어를 넣었지만, 나오는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①네이버는 ‘영어로 논문쓰기’라는 책을 소개하는 블로그 페이지를 제시했다. ②다음에서는 스폰서링크라고 지칭한 광고와 중고책 거래 사이트가 가장 윗줄을 차지했다. ③구글은 ‘자연과학 논문쓰기에 대한 인식’이라는 보고서 페이지로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는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체, 금융권과 같은 발주업체, 공인인증서 체제를 옹호하는 관료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인터넷의 비효율적인 독자체제를 설명하기 위해 김 칼럼니스트는 검색엔진 얘기를 꺼냈다. 해외와 다르게 국내에서는 포털이 검색 기능보다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 그 결과 본연의 기능인 검색 기능은 약해지고, 각종 소통의 장을 만들 전문사이트들은 포털에 잠식당하는 상황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에서는 구글의 점유율이 20%대인데, 국내에서는 3%대”라면서 “구글 점유율이 10%까지 올라가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단언했다. 해외 검색엔진과 다르게 네이버 검색을 할 때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에 실린 글은 화면 위쪽에 배치되지만, 제휴를 맺지 않은 전문사이트 게재 내용은 아예 누락되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현재 검색 분야에서 네이버와 다음을 합친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네이버·다음·구글에 ‘자연과학 논문쓰기’라는 검색어를 입력해 봤다. 구글이 ‘자연과학 논문쓰기’라는 보고서를 찾아서 가장 위에 보여준 데 비해 네이버와 다음은 ‘영어로 논문쓰기’라는 책을 소개한 블로그나 상업용 페이지를 소개했다. 구글이 검색을 통해 자신의 사이트를 경유하게 만드는 구조라면, 네이버와 다음은 자신의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김 칼럼니스트는 “인터넷 유저들이 처음에 전문지식 검색을 위해 포털에 들렀다가도 일치하지 않는 검색결과를 보고는 당초 목적을 잊은 채 오른쪽 배너에 있는 인기검색어 순위만 클릭하기 일쑤”라면서 “결국 인터넷이 지식 재창출에 이바지할 길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더 역설적인 것은 국내 포털이 폐쇄성으로 인해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데 비해 구글은 개방정책으로 해외진출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수월하게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1-04-2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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