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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레이스 개막… 첫 코커스 아이오와 현장을 가다

美 대선 레이스 개막… 첫 코커스 아이오와 현장을 가다

입력 2012-01-04 00:00
업데이트 2012-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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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내가 구한다”… 공화 6인, 부동층 40% 잡기 강행군

2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국제공항. 워싱턴DC발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기자는 디모인행 비행기를 갈아탈 시간이 빠듯했다. 헐레벌떡 긴 환승로를 달려 겨우 탑승 마감 시간에 비행기에 올랐을 때 CNN 인기 앵커 앤더슨 쿠퍼가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탑승객 거의 전부가 낯익은 방송기자와 미국 내외 언론인들인 듯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미국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그런데 막상 디모인에 도착하고 보니 거리는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차를 타고 달리는 동안 선거를 알리는 현수막이나 푯말 등을 한 개도 발견하지 못했다. 새해 연휴 마지막 날이라 거리엔 행인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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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심에 있는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주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선거사무실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전해졌다. 벽에 롬니 지지 구호가 온통 닥지닥지 붙어 있고 먹다 남은 피자가 한쪽 테이블에 놓여 있는 등 선거사무실 특유의 어수선한 풍경이었다. 그곳에서 한 중년 남성이 서서 목청을 높이고 있었고, 20여명은 주의 깊게 경청하고 있었다. 그 남성은 롬니의 측근인 짐 탤런트(미주리) 전 연방 상원의원, 경청자들은 롬니의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들이었다. 탤런트 전 의원이 “이 나라를 변화시키는 일은 여러분 손에 달렸다.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선 투표 등록자 명단을 쥐고 전화기 앞에 앉아 있던 자원봉사자 폴 에릭슨(50)은 “여기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오늘 2000여명의 투표 등록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내일 투표에서 롬니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휴일이라 집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 전화 선거운동에는 더 유리하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내가 전화한 유권자 중에는 귀찮게 한다며 고성과 함께 전화를 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마음을 못 정하고 있었는데 알려 줘서 고맙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고 했다. 탤런트 전 상원의원은 “2008년 경선에서도 롬니 후보를 도왔는데, 올해는 4년 전보다 지지세가 더 강한 느낌”이라며 “아이오와에서 승리할 것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롬니의 사무실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컨벤션센터에 도착하자 주변 길가에 방송용 중계차량이 벌써 줄지어 정차해 있었다. 3일 밤 코커스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이곳 내부에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이 자리를 잡고 결판의 날을 준비 중이었다. 인근 식당 종업원 제시카 하워드는 “며칠 전부터 손님이 평소보다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해 ‘첫 코커스’ 특수를 확인시켰다. 그러나 식당 앞에서 만난 시민 제임스 슈밋은 “디모인에서 코커스가 열린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몇 시에 하는지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말해 어디까지나 공화당 지지자들의 축제라는 점을 떠올리게 했다.

거리로 다시 나섰을 때 추운 날씨임에도 “코커스를 점령하라.”(Occupy Caucus)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시위대 10여명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 도심에서 본 거의 유일한 행인들이었다.

디모인(아이오와)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코커스-당원만 투표권 부여 / ●프라이머리-당원과 일반유권자 함께]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주별로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둘 중 하나의 방식을 채택한다. 코커스는 당원에게만 투표 자격을 주지만, 프라이머리는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도 신청만 하면 투표권을 준다. 코커스가 광범위한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프라이머리를 채택하는 주가 느는 추세다. 프라이머리는 각 선거구의 학교나 체육관, 공공기관 등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비밀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일반 선거와 비슷하다. 반면 코커스는 독특하다. 코커스에 참여하는 당원은 투표일에 그 지역 코커스 회의의 토론에 참여한 뒤 투표해야 한다. 각 후보의 공약, 비전이나 본선 승리 가능성 등을 놓고 토론하는 이 회의는 짧게는 몇분 만에, 길게는 몇 시간 만에 끝나는데 최근엔 저녁 7시쯤 시작해 2시간 안에 종료되는 추세다.

2012-01-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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