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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 ‘박물관의 아이돌’이 되다 [클로저]

반가사유상, ‘박물관의 아이돌’이 되다 [클로저]

강민혜 기자
입력 2022-04-13 17:32
업데이트 2022-04-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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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 기획 당시부터 주력 제품으로 삼은 ‘아이돌’
박물관측 “반가사유상, 상징물 될 것”
남성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굿즈 구매로 인기
굿즈 제작 재단측 “모조품 유의” 경고까지
유물, 굿즈로 ‘가볍게’ 新세대 만났지만…

‘요즘 것들’도 반한 반가사유상
깨달음 중단한 ‘그’의 모습
반가사유상, 인기에 굿즈 모조품까지
이 모든 것, 싯다르타에겐 어떨까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왼쪽), 국보 83호 반가사유상.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2층 사유의 방에서 만날 수 있다. 강민혜 기자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왼쪽), 국보 83호 반가사유상.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2층 사유의 방에서 만날 수 있다. 강민혜 기자
출가 전 부처의 이름은 싯다르타입니다. 왕자 싯다르타는 궁금했죠. 노인을 보고 병든 이를 보니 만사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와 자식을 둔 그가 왕자의 자리를 버리고 갑자기 출가를 결심한 데 대해서는 ‘환락에 질렸다’, ‘인간의 생로병사에 놀랐다’ 등 해석이 분분합니다. 모든 걸 버리고 떠난 그는 결국 스스로 깨달은 자 부처가 되었어요.

미륵보살은 중생 구제를 위해 스스로의 깨달음을 미룬 자예요. 부처가 된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이어받았죠. 둘의 공통점은 깨닫기 전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겁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기획·제작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굿즈.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기획·제작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굿즈.
● 치열하게 고민하던 자
박물관의 ‘구원투수’가 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아이돌’ 반가사유상 두 점은 국보 78호 반가사유상,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입니다.

반가사유상 두 점이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죠. 이들은 2층 사유의 방에서 만날 수 있어요. 또한 박물관측은 대대적으로 이들을 홍보하며 굿즈까지 기획했습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평온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그는 관람객에게 평안을 선물합니다. 이 모습을 그대로 담은 미니어처를 만들었는데요.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에 뺨을 댄 채 뺨 위에 살짝 손을 대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는 잠깐의 ‘정신적 공백’을 관객에게 선물하죠.

이런 모습을 담은 미니어처 등 ‘반가사유상 굿즈’는 다른 제품 형태로도 제작됐어요.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국립중앙박물관이 협업해 기획한 건데요.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4만원대인 미니어처는 이미 올해 초 판매량 약 1만개를 넘겼어요.

남성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가 구매했다는 소식도 인기를 높였다네요.

현재는 작은 크기의 경우 ‘마지막 수량’이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기획·제작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기획·제작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 시대를 건너온 반가사유상
반가사유상은 어떻게 시대를 거슬러 오늘날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일반에 새롭게 제안할 방법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단순히 3층 전시실에 두거나 특별전에 출품하는 방식으로는 파급력이 기대보다 약했습니다. 관객의 접근 장벽을 낮춰야 했죠.

답은 2층 에스컬레이터 앞 사유의 방 구성이었습니다.

박물관 설명에 따르면 이 방 관람객은 이미 올해 초 13만명을 넘겼고 현재도 하루 평균 3000명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정품은 홀로그램이 붙어 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정품은 홀로그램이 붙어 있다.
● 굿즈, 모조품도 나왔다
지난해 공개된 반가사유상 굿즈는 기획 당시 원색에서 파스텔색으로 바꿔 내놨습니다. 젊은 소비층이 파스텔색을 선호하기 때문에 바꾼 건데요. 현재는 높은 인기에 원색도 출시된 상태입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개발한 이 제품, 유명세에 몸살도 겪었습니다.

재단측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재단에서 기획 및 개발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의 인기로 이를 유사한 형태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정품 구매를 당부했는데요.

다음날 국립중앙박물관도 같은 내용의 글을 홈페이지 알림 코너에 게재했습니다.

싯다르타는 ‘나는 누구인가’를 깊이 고민하며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존재란 무엇인가’를 떠올리며 의심을 지웠어요. 텅 빈 심연의 울림을 느끼려면 진리의 개념을 없애는 것이 중요했죠.

싯다르타는 요구와 욕망이라는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합니다. 이 상태를 바라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오늘날 책상 위에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두려는 소비자들도 그의 미소를 바라보며 평온을 구하려는 거겠죠. 

모조품까지 생길 정도의 인기, 싯다르타 기준으로는 완전무결 상태로서의 수행을 위한 바라밀과는 결이 다른 상황이겠네요. 
사유의 방에서 반가사유상을 만나기 전 볼 수 있는 문구다. 강민혜 기자
사유의 방에서 반가사유상을 만나기 전 볼 수 있는 문구다. 강민혜 기자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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