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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코로나 확진자는 비난받아야만 하는가

고3 코로나 확진자는 비난받아야만 하는가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06-08 14:25
업데이트 2020-06-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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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언저리 기자의 교육이야기-시험지옥 고3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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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학생, 교직원들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8일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학생, 교직원들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8일 코로나19 감염의 공포 속에 4차 등교개학이 이뤄져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 6학년이 학교에 갔습니다.

지난달 20일 고등학교 3학년의 첫 등교개학을 시작으로 이제 모든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에 이어 등교 개학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졸업식도 없이, 중학교 입학식은 온라인으로 한 2007년생은 등교 전날 롯데월드에 고3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올해 중1은 새로 맞춘 교복의 동복은 입어보지도 못하고 3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바로 하복을 입게 되었네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확찐자’(살이 확 찐 사람)가 되어버린 학생들은 올가을 교복 동복이 잘 맞을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등교 개학은 지난 석 달간 진행된 온라인 수업이 잘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개학을 맞은 학생들 대부분은 지난 주말 밀린 숙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오늘도 등교를 못 하는 학교가 고3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중랑구의 원묵고를 비롯해 257곳이나 됩니다.

게다가 고3을 제외하면 중학교 이하 거의 모든 학년에서는 여름방학 전 전교생의 3분의 1만 학교에 나오도록 시간표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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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학생, 교직원들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8일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학생, 교직원들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실제로 1학기 평균 학교에 나오는 날은 16일에 불과합니다. 매일 등교하는 고3은 대학입시를 위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포함하여 일주일에 1~2회의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한 고3 담임교사는 “코로나도 이기는 ‘입시공화국’에서 입시의 불공정성을 없앤다는 이유로 교사들의 반대에도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대폭 늘려놓은 교육부가 왜 코로나 사태로 재수생-재학생 간, 학교 간, 지역 간, 학생 배경에 따른 교육의 형평성이 깨진 상황에 침묵하는가?”라고 의문을 던졌습니다. 또 여름방학이면 고3 재학생들이 필수코스로 재수학원에 가야 하는 것인가라고 한탄했습니다.

아무리 진도를 나가더라도 이미 모든 학습과정을 끝낸 재수생과 정시에서는 비교할 수 없는 현재 고3의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인 셈입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던 대치동 학원가는 여름방학에 몰려올 학생들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치동에서 여름방학은 전국에서 오는 지방 학생들로 ‘반짝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인데다 고3들은 재수생과 벌어진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일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원묵고 고3 학생의 밀접 접촉자들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현재까지 검사 결과가 나온 원묵고 관계자 45명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고3 여학생은 5일 친구 3명과 함께 롯데월드에 갔는데 다행히 같이 간 친구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듯 하니 전염력이 없다시피 한 확진자로 보입니다.

이 학생은 롯데월드 콜센터에 직접 전화해 방문 사실을 알려 감염 예방을 위해 애쓴 노력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아무리 고3이라 하더라도 시험이 끝난 뒤 친구들과 조금은 놀 수 있지 않을까요. 코로나19는 결국 자연을 이용하려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부작용인 만큼 모두 함께 하려는 노력만이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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