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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美 애넌데일 ‘코리아 타운’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美 애넌데일 ‘코리아 타운’

입력 2011-07-18 00:00
업데이트 201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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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열 높은 한국 교민들 치안 좋은 부촌 거주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서남쪽으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도시 애넌데일(버지니아주)은 워싱턴 인근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국어로 된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마치 서울의 어느 거리에 온 느낌을 준다. 서울순대, 파도횟집, 건강마을, 서울화장품, 땡칠이컴퓨터 등의 상호는 물론 ‘보신탕’이라고 쓰인 큼지막한 간판도 눈에 띈다.‘우리은행’ 지점도 있다. 외국인들은 이곳을 ‘코리아 타운’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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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시의 한인 밀집지역 상가.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시의 한인 밀집지역 상가.


버지니아주 상·하원 의원 등 정치인들은 가끔 이곳에서 열리는 한국 교민 행사에 참석한다. 미국 정치인들에게 한인들은 후원금을 내는 귀한 ‘고객’이자 유권자이기 때문에 초청을 무시하기 힘들다.

버지니아의 패어팩스, 매클린, 비엔나 등의 도시에도 한국인들이 모여 산다. 이곳들은 교육환경과 치안이 좋은 부촌이다. 교육열이 그 어떤 민족보다 높은 한인들은 이민 정착 초기부터 자신의 생활 수준보다 부유한 동네에서 살았다. 초기엔 알링턴과 폴스처치에 많이 살다가 지금은 더 부촌인 매클린 등으로 옮겨간 것이다. 한인들이 떠난 폴스처치 등에는 중국과 인도, 동남아 출신들이 들어왔다. 한인 밀집 지역에서 주로 한국 음식과 동양계 음식 재료를 파는 ‘한인 마트’는 신선한 식품과 깨끗한 매장, ‘시식 코너’와 같은 독특한 마케팅으로 한인뿐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인도 등 아시아 출신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콧대 높은 백인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미국의 외국계 이민자 밀집 지역의 문화는 소득 수준, 교육열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도 한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교육 환경과 치안이 좋다는 인식이 있다. 반면 소득 수준과 교육열이 낮은 흑인과 중남미 이민자 출신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은 슬럼화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뉴욕과 워싱턴DC 등 대도시들의 도시 정비 계획으로 도심 슬럼가는 차츰 줄어드는 추세지만, 거기서 쫓겨난 흑인들이 외곽으로 흩어지면서 또 다른 슬럼가가 형성되고 있다. 겉모습만 바꾼다고 ‘슬럼가의 총량’이 줄어들지는 않는 것이다.

워싱턴DC에서 40여년간 거주한 교민 강모씨는 “외국계 거주 지역의 질을 높이는 문제는 단순히 외관을 정비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소득 수준, 교육, 문화 등 전반적인 사회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7-18 5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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