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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천안함’ 시각차…과학-객관적 조사 관건

한·중 ‘천안함’ 시각차…과학-객관적 조사 관건

입력 2010-05-15 00:00
업데이트 2010-05-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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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은 경주에서 15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긴밀한 소통’에 공감하면서도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번 회담에서 정부는 천안함 후속대응 과정에서 중국의 지지를 견인해내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중국은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했다.

1시간5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천안함 문제가 논의된 것은 15분 가량이었다. 중국측은 주로 우리측의 설명을 들었다는게 배석자들의 전언이다. 외교당국자들도 중국측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중국측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 거듭 애도의 뜻을 확인하면서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자”는데 공감했다.

따라서 미묘한 입장차이 속에서도 앞으로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후속대응 방향이 가시화될 경우 양국간 외교적 협의채널이 긴요하게 작동되면 중국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이 같은 언급이 실질적 무게를 싣고 있다기 보다는 이번 회담을 주최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감안한 외교적 수사의 의미가 강해보인다는 시각이 보다 우세하다.

특히 중국은 우리 정부로부터 조사진행 상황을 듣고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 공격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사실상 북한의 소행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철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단호한 대응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우리 정부와는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중국의 이런 신중대응 기조는 남북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천안함 사건이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여파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 회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 등 후속 대응과정에서 중국측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안보리 무대에서 실효성있는 대응조치로 이어지려면 상임이사국(P5)의 지위에 있는 중국의 태도가 가장 중요한 변수이지만 현재 베이징의 분위기로는 결코 여의치 않다는게 상당수 소식통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아직 유동적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오는 20일 조사결과가 공식 발표돼 국제사회의 일정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미국이 24∼25일 경제.전략대화를 계기로 중국을 적극 설득할 가능성이 있어 중국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객관적으로 납득할만한 조사 결과가 없다면 향후 유엔을 비롯한 국제적 대응에서 중국을 비롯한 중립적 성향을 가진 국가들의 협조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며 “철저한 한.미 공조뿐만 아니라 누가 봐도 받아들일 수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우리 정부측은 중국측으로부터 전향적 언급을 유도해내기 위해 나름대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지금까지 합동조사단의 조사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향후 국제사회의 공조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향후 대응기조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참석한 외교 당국자는 “유명환 장관이 조사 진행상황에 대해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했고 양제츠 부장은 차분하게 경청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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