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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보란듯 ‘靑조준’

與보란듯 ‘靑조준’

입력 2010-08-31 00:00
업데이트 2010-08-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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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연찬회 그렇게 뜨거웠다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30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그간 청와대와 정부에 ‘맺힌 것’들을 쏟아냈다고 할 만큼 비판에 거침이 없었다. ‘청와대 문책론’은 때론 위험수위를 넘나들었다. 지도부도, ‘거물’들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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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앞줄 오른쪽 두번째 이상득 의원.  천안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30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앞줄 오른쪽 두번째 이상득 의원.

천안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친이명박계 김용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청와대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6·2 지방선거 뒤 민심의 심판으로 거론할 만한 큰 선거가 2012년까진 없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 이번 사태를 빚었다.”면서 “앞으로 무슨 정책을 하든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가면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친이계인 심재철 의원은 “전부 불량품을 갖고 와서는 합격품을 만들어 달라는 것과 다름없다.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묻고 넘어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제대로 (검증)해서 올렸으면 이런 일(자진사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검증을 제대로 안 한 것)역시 국정농단을 해온 특정 인맥들의 문제”라며 권력 편향성을 지적했다. 당내 중진으로선 처음으로 ‘김태호·신재민·이재훈 불가론’을 제기했던 홍준표 최고위원은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잘못과 안일한 인사청문회 대응이 낙마 사태를 불러왔다.”면서 “이참에 청와대 인사라인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 인사라인을 정조준했다. 친이계 안상수 대표도 이례적으로 “이번(후속 인사)에는 좀더 엄정한 검증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거들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당·청관계 재편 의지를 밝히며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당정 협의 없이 행정고시 폐지 발표)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앞으로도 그런 식이면 정부가 가져오는 모든 안건을 비토(거부)놓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대통령의 소통 의지 부족이 이런 사태를 불러왔다.”면서 “청와대 참모진 속성상 권력자가 찍어 누르면 어쩔 수 없다. 근본적으로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운이 좋지 않았다. ‘2011년 예산안 및 세제개편안’을 보고하러 갔다가 뭇매를 맞았다. 의원들은 “정부가 말로만 친(親)서민 하면서 친서민 예산은 삭감하고, 오히려 친서민에 반하는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성토했다. 권영진 의원은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를 도입하면서 저소득층 성적우수자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약속했으나 예산편성이 안 돼 한 푼도 못 주고 있다.”고 따졌다. 강명순 의원은 “윤 장관이 예산을 깎아 복지정책을 못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진복 의원은 “금융위와 기재부 간 엇박자로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성영 의원은 윤 장관의 강연 태도를 문제삼으며 “혼자 중얼중얼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알아듣기 쉽고 내용을 파악하도록 하는 게 공무원의 조건인데, 경제정책을 잘하더라도 국민이 이를 못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윤 장관은 “재정부는 종갓집 맏며느리다. 맏며느리가 욕먹는 게 두려워 퍼주기 시작하면 그 집안이 어떻게 되겠는가. 퍼주기식 시혜조치를 남발해선 안 되고, 무책임한 복지정책은 서민에게 결국 도움이 안 된다.”면서 “재원배분에 한계가 있지만 합리적 예산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진땀을 흘렸다.

천안 홍성규·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0-08-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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