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7일 “모든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과 현장 중심의 정책을 통해 위대한 문화예술의 힘을 복원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잇따라 열린 취임식과 언론브리핑에서 “10여 년 동안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활동하면서 문화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절실히 느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문화는 생각과 언어,종교,인종,나라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은 언제부터인지 문화예술이 그런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사회 분열과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으며,정치인이었던 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정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이었다”며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만 하는 정책이 아니라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관행처럼 굳어진 신임 장관 실국별 업무보고를 받지 않고 관련 업계와 학계,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문화부의 업무를 보고하겠다고 정 장관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2월10일 콘텐츠 업계를 시작으로 현장 업무보고회를 열 계획이다.

　정 장관은 “필요할 경우 초청대상이 아닌 사람도 현장에 나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올해 예산이 이미 짜여 있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바꿀 수 있으면 바꾸고 없다면 내년 예산에 우선 반영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문화는 산업이며,모든 산업에 골고루 혜택을 주는 것은 어렵다”면서 “공평한 심사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통할 만한 경쟁력 있는 킬러콘텐츠를 선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 시장이 규정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며 “사회적 차원에서 문제가 될 만한 것만 안전장치를 만들고 나머지는 모두 시장기능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체육 정책과 관련해선 “우리나라가 산업화 과정에서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을 때 체육인들이 맨몸으로 피땀 흘리며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심었고 이런 게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는 엘리트 체육 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체력 증진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또 관광 분야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 1천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잘못된 양적 팽창은 우리나라의 품격과 브랜드 이미지를 오히려 깎아 먹을 수 있어 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작전의 엠바고 요청을 거부한 언론사 출입정지 조치에 대해서는 “국정홍보가 일방적이어선 안 되겠지만 협조할 건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인촌 전 장관 시절 이뤄진 진보성향의 산하기관장 경질 문제에는 “그 분들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자 예술인들이다.사과 문제를 포함해 충분한 대화를 통해 풀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28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등을 위해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카자흐스탄으로 출장을 떠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