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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日

두 얼굴의 日

입력 2011-03-31 00:00
업데이트 2011-03-3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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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지배 센카쿠열도는 대응 자제…독도·쿠릴열도는 국제분쟁화 노려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를 계기로 일본 정부의 이중적인 영토 분쟁 전략이 주목된다.

일본은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에는 최대한 대응을 자제하는 ‘로키 기조’를 유지하며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와의 독도, 러시아의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분쟁에는 최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국제 분쟁지역화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는다. 일본 입장에서 보면 센카쿠 열도는 현재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독도와 쿠릴열도는 국제분쟁화를 노린다는 점에서 이중적인 위치에 처해 있다.

이런 일본 정부의 이중 전략은 국익을 앞세운 일본 언론의 제언을 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정부의 독도 대응 기조에도 참고할 만하다.

지난해 11월 중국과 센카쿠 열도 분쟁이 본격화됐을 때 보수성향의 산케이신문은 “말로 떠들며 대응하기보다는 센카쿠 열도에 실효적 지배를 유지하고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섬에 항로 표기, 기상 표기, 국기게양대 등 실효적 지배를 상징하는 유형적인 시설들을 설치하라.”고 주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지난 6일자 사설에서 “원래 영토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측은 스스로 소리를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난 2월 러시아와 쿠릴열도 분쟁을 겪을 때는 정부의 강경 대처를 주문했다. 산케이신문은 2월 8일자 사설에서 “불법점거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해서는 러시아가 부당한 행위를 할 때마다 지적하고 항의할 필요가 있다.”며 “간 나오토 정권이 우선 러시아 행동의 불법성을 폭넓게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문제를 국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독도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해양연구원이 지난해 4월 독도 주변에서 해저 지질조사를 하려하자 “한국의 지질 조사에 강력하게 대항해 독도가 한국 땅으로 기정사실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강경하게 대응할수록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드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차분하게 실효적 지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영토 분쟁에 있어서는 어느 나라나 현재 점유국가는 갈등을 피하고자 하고, 영토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갈등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한다.”면서 “일본 우익이 독도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분쟁이 촉발될 때마다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상징하는 행동을 실천해 그들의 잘못을 깨닫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1-03-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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