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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왜 독도를 방문하지 않나

이명박 대통령은 왜 독도를 방문하지 않나

입력 2011-04-04 00:00
업데이트 2011-04-0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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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적 지배 강화’ 방침 고수’외교적 분쟁 우려-국익에 도움안된다’ 판단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18종의 교과서 검증을 통과시킨데 이어 2011년 외교청서(외교백서)에 다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상이 “독도에 대한 공격은 일본에 대한 공격”이라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되자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는 이를 비난하는 한국 네티즌들의 항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4일 긴급 당정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천지개벽이 두 번 돼도 이것(독도)은 우리 땅”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가 중요하다며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계획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은 왜 독도를 방문하지 않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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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MB
답변하는 MB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특별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의 주장이 도를 넘어선 것 같다

= 연일 일본의 망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월 30일 독도 영유권 주장을 기술한 중학교 교과서 12종의 검정을 통과시켰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새 교과서는 지리 4종과 역사 7종, 공민(사회과목) 7종 등 모두 18종이며, 이 가운데 모든 지리·공민 교과서를 포함해 총 12종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23종 중 10종만 독도 영유권 주장을 기술했지만, 이번에는 검정 대상 교과서가 18종으로 줄었는데도 왜곡교과서는 12종으로 늘었다. 특히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을 기술한 교과서는 기존의 공민 교과서 1종에서 지리 교과서 1종과 공민 교과서 3종 등 모두 4종으로 늘었다. 관련기사

독도에 무인 환경방사선 자동감..李 대통령 “천지개벽 두 번 해도 독..

일본 외무성이 발간한 외교청서(외교백서)에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내용이 실렸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내용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일본 외무상은 한 발 더 나갔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외무상은 “독도(다케시마)는 우리 고유의 영토다. 우리 영토가공격당한 것으로 보고 대응하겠다”는 말을 의회에서 했다. 한 자민당 의원이 독도가 다른 나라의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한데 대한 답변이었는데 외교수장이 할 수 있는 발언인지 믿기지 않는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주장이 그동안은 우익단체나 극우 성향의 출판사에서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일본 정부가 앞장서고 있는데?

= 본색을 드러내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그동안 일본의 극우 성향의 출판사 또는 우익단체극우 성향의 일본 정치인들이 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일본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이어 일본 정부의 외교청서, 그리고 방위백서에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

일본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에 본격적으로 앞장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7월 14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명기를 공식화한 이후부터다. 이제는 외교의 수장인 일본 외무상이 공개적으로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는 단계에 들어섰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도발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일본 외상은 일본제국주의 한반도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이등박문)의 5세손이라고 한다.

▶우리 정부의 대응은 달라졌나?

=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천지개벽을 두 번 하더라도 이것은(독도)우리 땅이고,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독도는 우리 땅이고, 멀리서 자꾸 내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는 목소리가 다르다”면서 우리가 조용하게 있다고 해서 왜 한국이 대응하지 않느냐고 하는 것은 그렇게 지혜로운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효적 지배를 위한 사업을 왜 조용하게 하느냐고 하지만, 실효적인 지배를 강화하는 일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에 일본 방사능 감지기를 설치한 것이나 내년에 독도해양과학기지를 준공하는 일 등이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일들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 1일 국가정책 조정회의에서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것은 불변의 사실”이라면서 “정부는 영토 주권 차원에서 독도 영토 관리 사업을 착실하게 추진해 나가는 등 단호하고도 엄정한 입장으로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는 주한 일본대사관의 공사를 불러 항의했고 권철현 주일 대사도 일본 마쓰모토 외무상을 항의 방문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거나 군을 주둔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

= 그런 지적이나 주장들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일본이 독도영유권과 관련한 도발을 노골화 하는 상황에서 조용한 외교 실효적 지배만을 강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직접 방문해 우리 영토임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경찰이 주둔하고 있는데 이를 군의 주둔으로 바꿔서 우리의 영토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김점구 독도수호대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 권철현 주일대사 소환 등의 강력대응으로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서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일본과 분쟁 중인 북방영토를 방문한 것처럼 우리도 대통령, 국무총리가 독도방문을 해야 한다”며 “말로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는 최고지도자가 상징적으로 우리 영토를 방문하는 게 최고”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우리정부가 ´조용한 외교´라는 미명 하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이에 전 세계 지도에서 동해는 일본해로 바뀌었고, 독도도 다케시마로 바뀌었다”며 “우리가 가만히 있는 다고 분쟁지역이 안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이명박 대통령은 왜 독도를 방문하지 않는 거냐?’

= 우리에게 득이 되지 않고 일본의 전략에 말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에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주장이 나오자 청와대가 지난달 31일 공식입장을 밝혔다.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현직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게 되면 일본이 반발할 게 뻔하고, 그러면 국제 분쟁화된다”며 “우리가 실효적 지배권과 영유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외교적 분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고, 이는 국익에 도움이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은 아직까지 독도를 방문한 전례가 없다. 지난 2008년 7월 29일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해 ‘동해의 우리 땅 독도’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을 설치했다.

▶러시아는 대통령이 분쟁지역에 공식 방문하지 않았나?

=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일 처음으로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 열도를 방문했다. 러시아 대통령의 쿠릴 열도 방문에 대해 일본은 당시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지만 더 이상의 분쟁은 없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와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꼼짝을 못한다. 일본은 강자에게는 약한 나라”라며 “일본이 우리에게 지금처럼 하는 것은 우리가 만만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가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독도를 분쟁 지역화 하려는 일본 측의 의도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을 꼬집은 말이다.

▶사실 우리 정부의 일본 독도관련 도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이 많은데?

= 그런 측면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관련 발언이나 독도 관련 발언을 되돌아보면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2008년 1월 18일 외신기자회견에서 “성숙한 한·일 관계를 위해 (일본에) ‘사과하라’ ‘반성하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 1일 3.1절 기념사에서 “한국과 일본도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면서 “역사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관계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8월14일 독도연구소 개소식 간담회에서 “독도 문제는 문제대로 해 나가고 또 한편으로 일본과의 관계는 관계대로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독도문제 때문에 후쿠다 총리에 대해 실망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일본도 위대한 지도자가 나오면 독도 문제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일본도 국내정치 상황이 있으니까…유럽 같은 위대한 큰 지도자가 나오면 일본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이 오마이뉴스에 보도되면서 엠바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관련 발언 중 가장 논란이 심했던 것은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는 발언이었다. 2011년 1월에 이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대법원의 판결이 있었지만 이 발언은 오랜 기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인식에 대한 상징성으로 회자돼 왔다. 지난 2008년 7월15일 당시 일본 후쿠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과정을 보도하면서 후쿠다 수상이 “(독도의 일본명인) 다케시마를 (교과서 해설서에)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통보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는 의혹이다.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해법이 없는 거냐?

=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 전면에 나선 이상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니 조용히 대응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독도는 영토의 문제인데 교과서 왜곡이나 위안부 문제와는 또 다른 차원이므로 일본의 양심에 기대어 문제 해결을 바라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이 “교과서 문제가 자꾸 생기고 양국관계에 주름이 생기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 측에서 2008년 개정한 교과서 학습지도요령과 해설서”라며 “원인을 제공한 것은 일본 측이기 때문에 해법은 일본 측이 갖고 있으며, 일본 측의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의 조치라는 건 계속 도발의 수위를 높여나가는 것이다. 그런 일본에 기대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일본의 독도관련 도발이 이어지면서 인터넷과 트위터에는 지난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발표했던 ‘한일관계 특별담화문’이 새롭게관심을 끌고 있다.노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독도는 단순히 조그만 섬에 대한 영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역사의 청산과 완전한 주권확립을 상징하는 문제”라면서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 우리 영토임을 분명히 하고 일본에 대해서도 강력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일본이 알아서 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망상이며, 일본이 뭐라고 하던 우리가실효적 지배만 하면 된다는 입장도 국제 분쟁화 하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때로는 공격이 가장 최선의 방어일 수도 있다. 일본이 메뉴얼에 따라 극우 단체에서 독도 문제를 주장하다가 일본 정부가전면에 나서고 있음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노컷뉴스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노컷뉴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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