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합류 여부 언급 안해 특사 출국길 의원 30명 배웅
대통령 특사로 유럽 3국을 방문하는 박 전 대표는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정당과 지역을 떠나서 진정성 없이는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향후의 ‘역할론’을 묻자 “여태까지도 제 위치와 입장에서 노력해 왔지만 당이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새로 구성되는 당내 비상대책위원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인 것은….”이라면서 “당에서 많은 토론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표가 이처럼 선거 결과에 대해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008년 이후 치러진 재·보선과 지난해 지방선거 등 여당이 참패했을 때마다 질문이 이어졌지만 박 전 대표는 특별한 의견을 비치지 않았다. 지난 2009년과 지난해 선거에 잇따라 패배하면서 ‘박근혜 총리설’을 비롯한 다양한 역할론에 대한 의견이 당 안팎에서 무수히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측근들을 통해 부정적인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 2009년에는 총리설에 대해 직접 “그런 얘기는 흘려버리면 된다.”며 부인하기도 했다.
그런 측면에서 박 전 대표의 “더욱 노력하겠다.”는 발언이 앞으로의 움직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당장 박 전 대표가 어떠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다만 “의총 등에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견이 많아지면 그때 가서 다시 고민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의 출국길에는 의원들 30여명이 나와 박 전 대표를 배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11-04-29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