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을 계기로 야권연대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보수진영에선 이회창 발(發) 보수대연합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29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건전한 정권을 다음에 세우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건전한 보수의 이념을 갖는 세력들이 공조하고 뭉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보수세력이 약속을 짓밟고, 법치를 무시하고, 신뢰를 떨어뜨리면 보수정권 재창출은 어렵다”고 경고하는 등 ‘건전한 보수’를 부쩍 강조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세력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 보수의 가치를 공유하는 정당과 정파, 시민단체도 연대를 서둘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여야를 떠나 진보와 보수, 이러한 이념적 입장에서 크게 연대나 공조를 이뤄가는 것은 아주 의미가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수대연합론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보수의 참패로 끝난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이 대표가 꺼낸 보수대연합론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등이 한때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될지 주목됐으나 생산적인 논의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번에 보수결집 목소리를 낸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를 비롯한 충청권 인사에 보내는 ‘시그널’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당은 지난 27일 재보선에서 충남지역에 후보를 낸 6곳 가운데 태안군수와 보령ㆍ부여ㆍ서천 기초의원 등 4군데에서 당선자를 냈다.

특히 태안군수 선거에서 진태구 후보가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를 물리친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범충청 세력 대결집을 주장하는 심대평 대표는 “단순한 물리적 결합으로는 안된다”며 “충청민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심 대표는 “아직은 이 대표를 만날 시기가 아니지만 앞으로 충청도 세력화를 위해서 만나볼 생각”이라고 말해 충청권 정치지형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