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장군님 한마디에 평양서 ‘장미심기 운동’

장군님 한마디에 평양서 ‘장미심기 운동’

입력 2011-08-02 00:00
업데이트 2011-08-02 10:1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생화 달려 조화 심기도…장미경비원까지 등장

북한의 수도 평양 전역에서 때아닌 ‘장미심기 운동’이 펼쳐지면서 주민 간에 ‘장미 쟁탈전’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보도했다.

최근 북한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한 중국인은 RFA에 “과거에 비해 평양거리에 장미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주민들이 장미를 가꾸느라 고생을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이 중국인은 평양에서 장미심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배경과 관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베이징 거리에 심어진 장미를 보고 “장미꽃이 보기 좋다. 평양에도 심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라는 뒷얘기도 방송에 전했다.

이에 따라 중앙에서는 각 인민반에 ‘장군님 방침’이라며 장미꽃 화단을 꾸미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때문에 집집마다 장미를 구하기 위해 분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2012 강성대국 진입’을 앞두고 평양시를 세계적인 도시로 꾸미려면 “할일이 대단히 많다”며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북한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수도의 원림녹화 사업을 개선하는 것은 평양시를 녹음이 우거지고 온갖 꽃이 만발하는 공원 속의 도시, 공해를 모르는 도시로 꾸리는 데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일 위원장도 올해 3월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평양 화초연구소를 시찰하는 자리에서 “수도 거리에 꽃을 많이 심어 인민들을 기쁘게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평양 주민 중 일부는 생화로는 상부에서 지시하는 만큼의 장미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생화가 아닌 조화를 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미가 모자라다 보니 화단에 있는 남의 장미를 뽑아가는 ‘장미도난’까지 벌어지고 있어 주민들은 돌아가면서 경비를 서거나 돈을 걷어 장미꽃 경비원을 고용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이 중국인은 전했다.

그는 이 같은 평양의 모습을 전하면서 “인민들은 먹을 게 없어 배를 곯고 있는데 지도자가 화초를 가꾸라고 했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짜 장미를 지키는 주민들의 모습은 마치 코미디 같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 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