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로키행보’ 관측..대선 전초전 관측에 부담 안철수, 박원순 지원 가능성 열어둔 채 저울질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박근혜와 안철수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박근혜-안철수
이른바 ‘안풍’(安風)과 ‘박풍’(朴風)이 정면으로 부딪히며 ‘힘겨루기’가 펼쳐지는 시나리오다.
그 경우 선거 구도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반면 박 전 대표가 나 후보에 대한 지원을 최소화하고 안 원장도 교수의 신분을 유지하며 선거에서 일정 거리를 두게 되면 양측의 정면대결은 내년 이후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박 전 대표는 6일 국회 기획재정위 출석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나 후보에 대한 지원입장을 밝힌 뒤 선거운동 개시일인 13일 이후 지원활동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원 수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전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않을 공산이 커 보인다. ‘로키(low-key) & 지역순회’의 콘셉트로 나 후보를 측면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보선 자체를 탐탁지않게 생각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일부 친박 인사들은 전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라는 정치행위를 강행하면서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물론 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 적지 않게 잃었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기본적인 생각이라는 것이다.
친박계 인사들은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적극 뛰어들 경우, 자칫 나경원 후보는 온데간데없고 ‘박근혜 선거’가 될 수 있는데다, ‘안풍’과의 격돌이 부각돼, ‘대선 전초전’으로 판이 커질 수 있다”며 “ 그 경우 박 전 대표가 과도한 부담을 안거나 자칫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친박 핵심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방식대로, 최소한으로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한 측근은 “서울시장 선거는 로키 행보로 가되, 여러 지방의 재보선 지역을 순회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대선 전초전’ 관측에 대해 “오 전 시장이 주민투표 한다고 시장직을 던지고 나가버린 선거에서 당 후보를 도와주는 건데 무슨 대선 전초전이냐”면서 “박 전 대표가 매일 서울시장 선거에 가서 유세같은 걸 할 수 있겠느냐. 다른 지역 선거도 있는데..”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원장이 박원순 후보의 지원 요청에 응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걸로 알려지면서 그의 행보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은 4일 박 후보의 선거활동을 지원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박 변호사 측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 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며 지원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야권에서는 “학교 일에 전념하기 위해 선거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밝혀온 안 원장이 자발적으로 지지활동을 펼치지는 않겠지만 박 후보가 나 후보의 거센 추격을 받을 경우 지지발언을 할 가능성 등을 점치고 있다.
따라서 선거 구도가 박 전 대표와 안 원장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질 지 여부는 나 후보와 박 후보간 지지 추세 등의 향배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는 “현재 박원순 후보가 10% 포인트 안팎을 앞서지만 명확한 우위를 점하려면 안 원장이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안 원장이 나오면 사실상 대선 예선전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평론가 고성국씨는 “박 후보가 10%포인트 안팎으로 여유있게 앞서고 한나라당은 더 이상 이벤트가 없는데 굳이 안 원장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나경원과 박원순은 없어지게 되는 것인데 그게 자연스러워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 구도로 몰고 가면 박 전 대표가 적극 나서기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