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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이 총애한 ‘1호 아나운서’ 알고보니

北 김정일이 총애한 ‘1호 아나운서’ 알고보니

입력 2012-02-01 00:00
업데이트 2012-02-0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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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방송계에 얽힌 비화...독수리 오남매를 아시나요

‘북한 방송계에는 독수리 오남매가 있다?’

흔히 북한 방송인으로는 ‘김정일의 목소리’로 통하는 리춘희 아나운서가 유명하다. 오랫 동안 바깥 세상에 북한 정권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는 약 한 달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다시 나타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알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리춘희(왼쪽)와 류정옥 사진제공=노컷뉴스
리춘희(왼쪽)와 류정옥
사진제공=노컷뉴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일 탈북작가인 장진성 뉴포커스(www.newfocus.co.kr) 대표의 글을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북한 방송업계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장씨는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았던 북한 방송인은 모두 5명으로 리상벽, 전형규, 최성원, 김주먹, 리춘희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리상벽, 전형규, 최성원, 김주먹은 리춘희보다 김 위원장의 신임이 더 돈독했다고 설명했다.

리상벽 등 5명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웠느냐는 그가 이들에게 준 선물에서 잘 드러난다. 김 위원장은 경제 사정이 매우 어렵던 1997년에도 이들에게 일본 닛산자동차 가운데 최고급형인 ‘세드릭’을 선물했다. 또 평양 류경호텔 앞에 있는 최고급 아파트도 제공했다. 모두 200세대가 입주해 있어 이른바 ‘200세대 아파트’로 불리는 이곳에는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는 항일투사의 가족, 체육인, 예술가, 과학자들이 살고 있다.

리상벽은 북한 1세대 방송인으로 1947년 평양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북한 내에서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북한-포르투갈 전을 현지 생중계한 것으로 유명하며 각종 상과 훈장, 영웅 칭호를 받았다.

 김주먹 또한 리상벽 못지 않은 유명 방송인이다.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라디오총국에서 전문 소설 낭독을 하는 성우였는데, 이름과는 달리 여성이다. 한국전쟁 당시 부모를 잃자 할아버지가 “반드시 남자처럼 살아서 훗날 꼭 부모 원수를 갚으라.”며 지어줬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이 고아원을 방문했다가 이름에 얽힌 사연을 듣고는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시켰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김정일 위원장은 부친인 김 주석에게 가는 모든 문건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보고하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김주먹은 이 가운데 소설 부문을 전담했다. 소설을 즐겼던 김 주석은 김주먹의 목소리로 들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며 김주먹을 애지중지했다는 후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북한의 대표적인 남성 방송인으로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방송국 국장이었던 전형규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나의 목소리”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김 위원장이 매일매일 북한 정권을 대변하는 전형규에게 “당신은 감기에 걸릴 권리도 없다. 나보다 더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전형규는 김 위원장과 그 최측근들만 이용할 수 있는 봉화진료소 이용 특권을 부여받았다.

여자 아나운서 가운데 봉화 진료소 진료 대상이 한 명 있었는데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방송국 부국장을 맡았던 최성원이다. 처음에는 방송 아나운서였다가 김 위원장에게 최고의 화술인이라고 극찬받은 뒤 김 위원장 관련 기록영화나 찬양시만 전문적으로 녹음하는 이른바 ‘1호 아나운서’가 됐다. 북한 방송보도는 주로 주민을 상대로 한 것이지만, 당과 관련한 기록영화나 시들은 김 위원장이 직접 보고 듣기 때문에 ‘1호 아나운서’는 북한 방송인들에게 최고의 꿈이라는 게 장 작가의 설명.

1996년쯤 최성원이 감기에 걸려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기록 영화를 리춘희가 대신 녹음했던 적이 있었는데, 김 위원장이 첫 장면을 보자마자 불쾌함을 드러내며 재편집을 지시했다는 일화도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리춘희는 큰 목청으로 성명서나 읽을 목소리”라면서 “최성원 만한 방송원이 안 나오면 큰일이다. 빨리 최성원 같은 여자 후배를 키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리춘희는 최성원 자리를 넘보며 ‘1호 아나운서’를 꿈꿨지만 김 위원장의 한마디에 보도국 방송원 양성 책임자로 밀려났다고.

북한 방송인 사이에서는 암투도 뜨거웠다. 김 위원장의 후배 양성 지시로 인해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1997년부터 조선중앙TV의 고정 아나운서가 남자는 류동호, 여자는 류정옥으로 교체된 것. 장 작가에 따르면 리춘희는 자기 자리를 차지한 류정옥을 시기해 밀어내려고 했다. 그런 리춘희를 류동호가 도왔다. 정하철 조선중앙방송위원장과 해주 출신 류정옥이 은밀한 관계라는 이야기를 흘린 것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정하철은 노동당 선전선동부장 겸 비서로 승진했고, 류동호는 북한방송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또 류정옥은 여전히 간판 아나운서 자리를 유지했고, 리춘희는 가끔 정부 성명서만 읽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정하철이 후계 문제에 잘못 개입해 2005년 숙청당하자 류정옥이 밀려나고 다시 리춘희의 시대가 열렸다고 장 작가는 전했다.

리춘희의 경우 목소리를 남용한 죄로 일주일 동안 자택에서 자숙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일화도 있다. 북한 방송인의 목소리는 당의 재산이기 때문에 사적으로 녹음할 수 없다는 데 당 간부 자녀 결혼식에서 리춘희와 류동호가 했던 몇마디 농담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돼 유출됐다는 것.

당시 정하철은 “왜 방송원은 목소리를 밖으로 유출시키면 안 되는가? 외국에서 쿠데타를 할 때 방송국부터 점령하는 그 이유를 모르겠는가. 만약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 당신들의 목소리를 다르게 조합해서 퍼뜨리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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