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신문 뉴포커스 ‘평생 두 독재자를 섬긴 이발사’ 소개
지난해 사망한 김정일이 평생 파마 머리로 살았던 것은 인상이 너무 강해보인다는 전속 이발사의 조언 때문이었다. 김정일은 아버지 김일성 때부터 이발을 맡아온 그를 위해 영화까지 만들어줄 정도로 믿음을 갖고 있었다.탈북자 인터넷신문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23일 ‘평생 두 독재자를 섬긴 이발사’라는 기사를 통해 김일성·김정일 부자와 평생을 같이 한 전속 이발사 리규호에 대해 소개했다.
탈북작가 장진성씨는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 만들어진 ‘김조 실록’(김정일의 지시로 통전부에서 만든 이조실록과 같은 김씨일가 실록)편찬 자료를 인용해 기사를 썼다.
장씨에 따르면 리규호는 일제시대부터 동네 이발소를 운영했는데 해방 후 어느 날 김일성이 회의를 위해 지방에서 평양으로 올라오던 중 그의 이발소에 들르면서 인연을 맺었다. 젊은 이발사의 정성에 감동한 김일성은 그때부터 머리를 다듬을 기회가 있으면 리규호를 자기 집으로 부르곤 했다. 그 인연으로 나중에는 저택 이발사로 임명됐다.
리규호와 오랜기간 평생을 같이 한 사람은 김일성보다 김정일이었다. 초기 김정일은 올려 깍은 머리를 했다. 젊은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 스스로 요구했던 머리였다. 그러나 리규호는 김정일에게 나이가 젊었는데 머리로 또 강조하면 너무 강해 보인다며 파마머리를 추천했다. 젊음보다 권위를 강조하고, 키도 커보이도록 하기 위한 계산이었다.
작은 키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던 김정일은 이를 받아들였고 그 이후 사망할 때까지 평생을 파마머리로 지내게 됐다.
김정일이 말년에 머리가 많이 빠진 것은 중병을 앓은 탓도 있지만 평생 파마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 만수무강연구소에서는 1980년대 초반부터 김정일 사망 때까지 천연약재를 이용한 파마약 개발 연구를 계속했다.
어느날 김정일이 리규호에게 자식들이 아버지의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리규호는 “아버지가 ‘깎아쟁이’라며 애들이 놀려서 부끄러워 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정일은 즉석에서 당 선전선동부 과장을 불러 이발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로 인해 탄생한 것이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제작된 ‘처녀이발사’였고 김정일은 이를 리규호의 생일에 맞춰 선물로 제공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북한 내 권력질서와 환경이 김일성 주석체계와 김정일 당 조직비서 체계로 갈라서게 됐는데 그 속에서 김정일이 김일성의 최측근 인물들 중 유일하게 데리고 간 사람이 리규호였다. 매일 면도칼을 쥔 리규호에게 자기 목을 맡겨야 했던 김정일은 낚싯대, 금시계, 양복, 등 고급외제 상품들과 호화 아파트를 선물로 주는 등 극진히 대접했다. 리규호의 맏아들은 북한 특권층 자녀들만 가는 스위스에 유학을 보냈고, 세 딸은 간부로 만들어주었다.
1981년쯤 리규호가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하자 김정일은 평생 이발사로 살아온 리규호의 인격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북한 최대 목욕탕인 ‘창광원’ 초대 원장으로 임명했다. 리규호가 뇌졸중으로 1992년쯤 사망하자 김정일은 그에게 북한의 첫 ‘인민이발사’란 칭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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