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이재오 불참전망 속 김문수 김태호 참여 가능성‘박근혜 추대’ 분위기 속 주자들 2위 경쟁 전망

새누리당 비박(非朴ㆍ비박근혜) 대선주자들이 경선 참여 문제를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경선 구도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애초 독주해온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맞서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이른바 비박 3인의 연대구도가 형성됐으나 이들이 요구해 온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가 사실상 물 건너 간 이후 대오에 균열이 생긴 모양새다.

특히 정 전 대표와 이 의원이 “경선 룰 변경 없이는 경선 참여가 어렵다”며 경선불참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그간 보조를 맞춰 온 김 지사가 경선 참여로 유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김 지사 주변에선 6대 4 정도로 경선 참여에 무게가 쏠려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 지사 본인의 발언도 “완전국민경선제가 안 되면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기존의 단호한 입장에서 최근 “상황이 애매한 점이 있고 깊은 고심을 하고 있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김 지사는 다만 ‘식언’(食言ㆍ말바꾸기)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에 고민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당 지도부 일각에서 29일 현재 비박주자들에게 경선 참여의 명분을 주기 위해 선거인단 확대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방안이 비박주자들의 경선완주 약속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다 선거인단 확대에 따른 비용부담과 촉박한 일정 등을 이유로 친박 내부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선 경남지사 출신인 김태호 의원이 대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정 전 대표와 이 의원 불참시 경선 자체가 ‘반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 지사에 이어 김 의원까지 경선에 합류할 경우 이들이 일정부분 ‘흥행’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여권내 차세대 주자중 한 명으로 꼽혀 온 인물로, 현재 남경필ㆍ정병국ㆍ정두언 의원과 함께 ‘새누리 진보파’ 모임을 이끄는 등 소장ㆍ쇄신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여기에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역시 완주할 것으로 보여 일단 외견상 경선구도는 ‘박근혜-김문수-임태희-김태호-안상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물론 이런 구도가 형성되더라도 실제 경선은 박 전 비대위원장 추대 분위기 속에 나머지 주자들이 2위 다툼을 벌이는 상황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여건상 정몽준 이재오 의원 두 사람이 불참하고 김문수 지사와 김태호 의원 두 사람은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경선 흥행을 위해서는 모든 주자가 나서는 게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당 지도부가 끝까지 경선 흥행 대책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