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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태일 재단서 ‘문전박대’…제동 걸린 대통합 행보

박근혜, 전태일 재단서 ‘문전박대’…제동 걸린 대통합 행보

입력 2012-08-29 00:00
업데이트 2012-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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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에 막힌 ‘파격 행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전태일 재단’을 찾았다. 전태일 열사는 ‘박정희식 개발 시대’의 피해자인 동시에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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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청계천 6가에 있는 ‘전태일 다리’를 방문해 헌화하려 하자, 쌍용차 노조원이 동상 앞에 드러누운 뒤 고함을 지르며 가로막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청계천 6가에 있는 ‘전태일 다리’를 방문해 헌화하려 하자, 쌍용차 노조원이 동상 앞에 드러누운 뒤 고함을 지르며 가로막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하지만 유족을 비롯해 시민단체와 쌍용차·기륭전자 노조원 등 60여명이 박 후보의 방문을 막았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박 후보는 재단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청계천 6가에 있는 ‘전태일 다리’로 이동해 전태일 동상 앞에 헌화하는 데 그쳤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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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는 “사전에 마음의 소통 없이 행동하는 박 후보의 방문 자체가 너무 일방적”이라면서 “자기 생각을 모든 사람에게 정당화하려는 독선을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일방적 행보에 제동을 건 것이다. 향후 박근혜식 행보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유신을 비롯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 없이 그 피해자를 찾을 때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될 전망이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아무리 장막을 쳐도 국민통합 행보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지난 3월 방송 토론회와 7월 합동 연설회 등에서 산업화 과정의 피해자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언급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한 역사 인식과 평가에 대해 속시원히 답한 적이 없다. “5·16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국민과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등 어정쩡한 말과 태도로 핵심을 비켜가곤 했다.

당 안팎에서도 박 후보의 역사 인식을 문제삼는 의견들이 나온다. 이상돈(중앙대 교수)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인혁당 사건과 관련, “헌정이 중단된 10월 유신에 대해 박 후보가 다시 한번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진정성을 보이려면 새누리당사 앞에서 시위하는 쌍용차 노조원들과 대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경제민주화 추진 의원 모임도 “말로만 하는 행보는 정치적 쇼”라면서 “박 후보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최저 임금 인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경두·이재연기자

golders@seoul.co.kr

2012-08-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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