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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민생 책임진 83세의 ‘실세 총리’ 최영림

北 민생 책임진 83세의 ‘실세 총리’ 최영림

입력 2012-09-23 00:00
업데이트 2012-09-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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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차례 단독 행보…김정은 체제서 더욱 왕성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모두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움직이는 실세들이다.

이들과 비교하면 최영림(83) 내각 총리는 그다지 외부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인물에 속했다. 최 총리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김영남 위원장,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함께 현재 단 4명뿐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인데도 그랬다.

이는 ‘선군(先軍)’을 표방하는 북한에서 최 총리가 국방위나 중앙군사위에서 직책을 갖고 있지 않고 그동안 내각 총리라는 자리가 실권은 없고 책임만 지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 6월 총리로 임명돼 김정은 시대 들어서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 총리의 행보는 이전의 여느 총리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 보도를 기준으로 최 총리는 올해 30회 안팎의 독자적인 현지시찰을 수행했다.

최근 시찰만 보더라도 지난 11일(북한매체 보도날짜 기준) 함경남도 검덕지구를 방문했고, 20일 함흥시의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2·8비날론연합기업소를 점검했다.

그는 최근 여름철 폭우로 인적·물적 피해를 본 지역도 수차례 찾아 피해실태를 파악한 뒤 복구를 독려했다. 수해지역을 한 번도 찾지 않은 김 제1위원장과 대조되는 행보다.

북한이 총리의 현지시찰을 별도로 보도하기 시작한 것은 최 총리의 임기가 9개월째 접어들던 지난해 2월의 일이다. 북한 매체는 다만 지도자의 현지시찰과 구분하기 위해 ‘현지요해(점검)’라는 표현을 썼다.

현지시찰은 지도자가 통치력을 과시하는 북한 특유의 정책지도 방식이다. 그전까지는 북한매체 보도에서 총리를 포함한 핵심인사들의 단독시찰 소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2년 여간 최 총리가 단독시찰한 곳은 각종 재해현장을 포함해 기업소·공장, 경제특구, 농장, 광산, 변경도시 등을 아우른다.

최 총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0년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돌아본 동북 3성 지역을 총리로는 이례적으로 같은해 11월 다시 찾기도 했다.

그의 이 같은 ‘광폭 행보’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시기를 전후해 나타난 내각의 위상 강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최 총리가 김일성 주석의 책임서기(비서실장)를 세 번이나 한 인물이라는 점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26세이던 1956년 당 핵심부서인 조직지도부 책임지도원으로 중앙무대에 등장한 그는 1967년 조직지도부 부부장, 1971년 당 경제부서 부장, 1973년 김 주석 책임서기 등을 거쳐 1990년 정무원(옛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1998년 중앙검찰소장, 2005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 등을 맡았다.

권력 부침이 무상한 중앙무대에서 반세기 넘게 활동하면서 한 번도 고배를 든 적이 없는 극소수 인물로, 여든이 넘어서야 60년 가까운 공직생활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영림은 역대 어느 총리보다 실세 총리에 가깝다”며 “김정은이 최 총리를 신뢰하고 있는데다 내각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총리라는 자리가 식량문제 등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사실상 ‘희생양’으로 내몰리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최 총리의 운명도 언제 어떻게 급변할지 알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과거 강성산(1992∼1998) 총리와 후임자인 홍성남(1998∼2003)은 만성적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그 자리를 이어받았던 박봉주(2003∼2007년), 김영일(2007∼2010) 역시 경제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줄줄이 낙마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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