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 급선무는 당내 계파주의 타파”

“’우리 계파만 독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당직을 임명하고 전횡을 하는 계파주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전대준비위원회와 정치혁신위원회의 갈등이 있다”는 질문에 “계파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계파주의는 민주주의에 위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전준위와 혁신위의 갈등이 계파 간 이익 다툼으로 비치는 데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문 위원장은 “국민은 어느 계파가 (권력을) 독점하고 전횡하는지 귀신같이 꿰뚫어본다”며 “그 폐단이 총선과 대선 실패로 가지 않았나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변에서) 계파주의가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런 게 사실이기 때문에 우리가 ‘계파주의가 아니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며 “그것을 타파하는 게 민주당 혁신의 급선무”라고 말했다.

계파주의 청산 다음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통합’이었다.

대선 패배에 대한 문재인 전 후보의 책임론에 대해 문 위원장은 “부관참시”라고 잘라 말했다.

”정치인은 뺄셈이 아니라 보태기를 해야 한다”고 말한 그는 단호한 어조로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책임론을 제기할 수 있지만 ‘그러나 안고 갑시다’라고까지 할 수 있어야 큰 지도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대선 패배를 복기하는 목소리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다.

문 위원장은 “50대 유권자가 많아지면 그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하는데 20대 투표율만 높이자는 뚱딴지같은 전략을 짠 데다 사령관도 없는 오합지졸이었다”며 “안 질래야 안 질 수 없는 전략을 쓴 걸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대위 활동이 너무 안이하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나에게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드는 도깨비 방망이를 줬느냐”고 반문하며 “5년 뒤 집권을 목표로 장기계획을 짠 다음 들어서는 새 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민주당이 생활정치ㆍ민생정치ㆍ현장정치에 초점을 둔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정부ㆍ여당을 상대로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반대를 위한 반대, 딴죽걸기는 하지 않는 ‘성숙한 야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정 운영의 상대로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문 위원장은 “조직도 ‘깜깜이’고 인사도 ‘깜깜이’고 뭘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박 당선인에게 여당ㆍ인수위뿐만 아니라 ‘아니오’라고 말하는 걸 책무로 하는 야당과도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새 정부가) 국민통합과 국가경영에 실패한 현 정부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현 정권에 대한 평가로 대화의 주제가 옮겨가자 앞에 놓인 테이블을 주먹으로 치며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특히 지난 5년간의 대북관계를 비판하는 말투에는 거침이 없었다.

연평도 포격에 대해 “북한의 조준사격에 민간인이 사살된 것은 전쟁이고 도발”이라고 말한 그는 “8분 안에 북한의 해안포를 섬멸했어도 국제법상으로 하자가 없었다”며 “DJ(김대중 전 대통령) 같았으면 즉각 대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민주당 혁신 얘기가 나오면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질문에 “그분이 곤혹스러울 것 같아 미안하다”고 웃어넘긴 그는 정치 선배로서 안 전 교수에게 충고를 건네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안 전 교수 곁에서 당을 만들라고 부추기는 것은 ‘악마의 유혹’”이라며 “당을 만들어 (민주당) 사람들을 빼가는 것은 구태의 전형인 만큼 지금은 자숙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