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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앞둔 남북 미묘한 신경전

회담 앞둔 남북 미묘한 신경전

입력 2013-08-10 00:00
업데이트 2014-06-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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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찬물 끼얹는 말 삼가 달라”에 정부 “유감”

북한이 지난 8일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우리의)아량과 대범한 제안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삼가 달라’고 우리 측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다가 9일 오후 북한에 유감을 표시한 뒤 해당 사실을 뒤늦게 언론에 알렸다. 오는 14일 열리는 개성공단 7차 실무회담을 앞두고 남북 간 미묘한 신경전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9일) 실무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 명의로 ‘북한 전통문의 일부 표현은 상호 존중의 자세에서 벗어난 것으로 적절치 못하며, 7차 회담에서 쌍방이 서로 존중하는 자세로 협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북측 단장 앞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날 보낸 전통문에 대해서는 “앞부분은 서로 회담을 잘해 보자는 내용이었으나, 마지막 문장에 ‘찬물을 끼얹는 말’ 등의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전통문에서 자신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우리 정부의 발언을 특별히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백기투항했다’ 등의 언론 표현을 문제 삼은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이 회담과 관련된 남측의 발언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나섬에 따라 이번 실무회담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6차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사태 재발 방지 보장의 전제조건으로 우리 측이 먼저 ‘정치적 언동’ 등을 삼갈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통일부가 북한의 전통문 핵심 내용을 뒤늦게 공개한 배경도 의문이다. 전날 밝힌 내용은 ‘남과 북이 같이 노력해 7차 회담에서 좋은 결실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는 북한의 의례적 인사뿐이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발표하지 않은 내용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그래도 짚을 것은 짚고 가자는 취지에서 오늘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8-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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