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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日과는 손잡고 南선교사엔 중형>

<北, 日과는 손잡고 南선교사엔 중형>

입력 2014-05-31 00:00
업데이트 2014-05-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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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문제서 ‘차별화 대응’으로 南 정부 압박

북한이 체포해 억류 중인 남한 선교사 김정욱 씨에게 8개월 만에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지난해 10월 초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된 김 씨에 대한 재판이 전날 열려 무기노동교화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재판이 북일관계의 급진전 상황으로 한반도 정세가 미묘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29일 일본 정부와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재조사 합의를 발표한 다음 날 남한 국민에는 징역형을 선고한 것이다.

더욱이 재판이 열린 30일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우리와도 이런 납북자 문제나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인 문제에 즉시 호응해 나와야 된다”고 촉구했다.

북한이 인도주의적 문제지만 남한과 일본에 대조적으로 대응한다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중앙통신은 재판에서 검사 측이 사형을 주장했지만, 변호인 측이 양형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나름대로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비판을 의식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김 씨가 선고받은 무기노동교화형은 북한이 외국 국적의 인사에게 적용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무거운 형벌이다.

2012년 11월 함경북도 나선을 통해 입북했다가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2009년 체포된 미국 여기자 2명은 각각 12년 노동교화형, 2010년 불법 입국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론 곰즈씨는 8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었다.

북한이 김 씨에 무기형을 내린 데는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남한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통신이 김 씨를 국가정보원의 지시로 움직인다는 의미에서 ‘괴뢰정보원 첩자’로 지칭한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또 김 씨의 범죄가 “괴뢰역적패당의 동족대결책동의 산물”이라고 남한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김정욱 씨에게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것은 북일관계는 해결 국면이지만 남북관계에서는 대결이 계속된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꾸게 하려는 노림수가 이면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남북관계 상황을 봐가며 김 씨를 ‘협상카드’로 계속 활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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