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임 병장, 끝내 자살시도…43시간 만에 상황 끝

임 병장, 끝내 자살시도…43시간 만에 상황 끝

입력 2014-06-23 00:00
업데이트 2014-06-23 17:4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왼쪽 가슴 위쪽에 발사…종이와 펜 달라 요구”軍, 무리한 체포작전 피하고 가족동원 투항권고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 총기 난사 후 무장 탈영한 임모 병장은 23일 오후 군과 가족들의 끈질긴 투항 권유를 뿌리치고 자살을 시도한 후 생포됐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오후 전우들에게 수류탄 1발과 실탄 10여 발을 발사해 5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7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무장탈영한 지 43시간 만에 이번 사건은 완전히 종료됐다.

◇ 軍·임 병장 가족, 투항 설득 또 설득

군은 임 병장을 체포하기 위해 9개 대대급 병력을 고성군 현내면에 있는 한 야산 일대에 투입했다. 전날 오후 2시23분께 고성 제진검문소 부근서 첫 총격전을 가졌지만, 최대한 생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군은 전날부터 은신처를 향해 확성기로 투항을 요구했다. 임 병장의 아버지가 자식에게 투항을 권유하는 목소리까지 녹음해 그의 심경 변화를 유도했다.

이어 이날 오전 8시20분부터 임 병장과 7∼8m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투항을 권고했다.

임 병장은 군의 계속된 투항 요구에 짜증을 내면서도 “내가 나가면 사형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 등 체포된 이후의 상황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계속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전술 경험이 풍부한 특공연대 간부 3명이 막판 임 병장 설득에 나섰다. 이들은 “말 못할 사연이 있으면 나와서 말해라. 다 해결된다”는 등의 말을 건네며 투항을 집요하게 권유했다.

임 병장과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한 군 간부들은 자신들이 비무장 상태임을 보여주면서 임 병장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임 병장은 군과 가족들의 끈질긴 투항 권고를 뿌리치고 자살을 시도했다. 그는 자신의 왼쪽 가슴 위쪽과 어깨 사이에 탈영 때부터 소지한 K-2 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군은 즉각 임 병장을 생포해 구급차에 태워 응급 처치한 다음 헬기로 강릉국군병원을 거쳐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했다.

◇ 막판 심경 변한듯 먹을 것 요구…가족과 대화시도

임 병장은 군과 가족들의 거듭된 투항 요구에 막판 한때 심경이 변한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설득에 나선 군 간부에게 “배고 고프다. 먹을 것을 달라”고 요구했고 군은 전투식량과 빵, 생수를 제공했다. 음식은 오전 8시30분 임 병장이 가족과 휴대전화 통화를 한 이후 제공한 것으로 얼려졌다.

임 병장은 오전 8시20분 부모와 통화를 원했고 현장 작전부대 지휘관이 비무장 상태로 접근해 휴대전화를 건넸다. 그는 오전 8시40분께 아버지와 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심경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전 11시25분께 임 병장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도 대치 현장에 도착해 끈질기게 투항을 요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고자가 아버지를 보고 싶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 막판 30∼40분 ‘유서’ 형식 글 작성한 듯…종이와 펜 요구

임 병장은 자살을 시도하기 전인 오후 2시20분께 종이와 펜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30∼40분간 종이에다 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들은 그가 자살하기로 마음먹고 유서 형식으로 자신이 왜 범행을 하게 됐는지 등을 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 병장이 작성한 글은 육군본부 중앙수사단으로 넘겨졌다. 수사팀은 임 병장이 작성한 글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만약 임 병장이 자신의 범행 동기를 작성하면서 ‘왕따’ 등 병영 부조리나 부대내 악·폐습 등을 기록했다면 수사 범위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지휘책임 범위와도 직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 군, 무리한 제압작전 피해…생포 주력

군은 이번 체포 작전에서 무리한 제압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임 병장이 군의 차단선을 뚫고 은신 장소를 옮길 때도 무리한 작전은 하지 않았다.

전날 작전 과정에서 소대장이 팔에 관통상을 입었고 이날 오전 8시40분에는 오인 사격으로 진모 상병이 관자놀이를 스치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은 침착하게 대처하면서 임 병장을 생포하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수색이 생각보다 길었지만 수색 및 검거 작전이 사고자 체포와 생포를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작전에 참여한 병력의 안전도 고려했다”면서 “적극적으로 전투적으로 작전한 것이 아니라서 다소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병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병력 투입 전 미확인 지뢰 지대를 사전에 확인했고 작전 참여 부대간 오인 사격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 조치를 취했다”면서 “그 목적으로 야간에 작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은 자살을 시도한 임 병장을 생포한 뒤 그가 소지한 K-2 소총과 발사하다 남은 실탄을 모두 회수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