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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 5인 긴급진단…한국외교 고립됐나, 해법은?

‘외교통’ 5인 긴급진단…한국외교 고립됐나, 해법은?

입력 2015-05-03 10:31
업데이트 2015-05-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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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新밀월시대’…”전략적 선택·주도적 외교해야” 日 군사 위협 우려에 시각 엇갈려…대일외교는 ‘투트랙’ 주문”외교안보팀 교체로 소외 문책” vs “교체보다 외교전략가 양성해야””결국 미국 역할이 중요” 한목소리…적극적인 通美 전략 당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반성 없는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과 일본의 군사활동 범위를 넓히는 새 ‘미·일 방위협력 지침’으로 한반도 안보 위협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고위 관료가 일본의 역사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중·일 관계마저 개선되는 듯한 양상을 보이자 한국 외교가 고립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야당뿐 아니라 새누리당에서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전략 부재를 질타하면서 “대미·대일 외교를 재점검하는 노력에 바로 착수하겠다”(유승민 원내대표)는 목소리를 내놓을 정도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외교정책을 관장하는 외교통일위원회의 나경원 위원장과 새누리당 윤상현·심윤조,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심재곤 의원 등 ‘외교통’을 상대로 이른바 ‘미·일 신(新) 밀월’ 시대라는 현 상황에 대해 긴급 점검했다.

외통위는 4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한반도 안보 상황과 우리나라 외교의 현 주소에 대해 현안 질의를 벌일 예정이다.

◇’전략적 선택’ vs ‘고립무원’ = 한·미·일 의원협의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나경원 위원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외교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미국은 일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일련의 과정이 벌어지는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도 전략적 모호성에 너무 숨지 말고 유연할 것은 유연하게 하되, 전략적으로 할 것은 소신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 위원장은 다만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나 언론에서 아베를 강도 높게 비판한 점 등을 들어 “전반적 분위기를 보면 우리 외교부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정무특보이기도 한 윤상현 의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중 관계이고, 그게 부딪치는 지점이 바로 한반도”라면서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갈 외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금보다는 한층 더 전략적이고,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외교관 출신인 심윤조 여당 간사는 “우리 외교가 고립된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일본은 미국과 가까워지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도 되지만 우리는 그렇게만 할 수는 없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성곤 의원은 “미국과 일본이 자국의 필요에 따라 동북아에 새로운 냉전구도를 만들어가는 형국”이라면서 “한반도 주변 4강과는 ‘등거리 외교’를 유지해야 하는데 미국 일변도의 외교 정책을 펼치느라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분석했다.

심재권 의원은 “미·일이 가까워지면서 우리가 소외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 바닥에는 대미 의존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고, 우리 의견을 소신껏 제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한반도에 위협될까 = 나경원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조항은 들어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결국 운용의 문제인데 한·일 관계에 신뢰가 없다보니 우려가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윤조 의원은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우리 요청이나 동의 없이 주권이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 정도로 우리의 주권이 허약하지는 않으며, 한·미 동맹도 이름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위협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윤상현 의원은 “역사적으로 일본이 강해지면 중국이 항상 같이 군사력을 증강한다”면서 “결국 미·일 동맹의 강화가 중국 군사력의 팽창을 가져오기 때문에 한반도에 좋은 영향은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심재권 의원은 “미·일 동맹에 의해 미국이 전쟁시 자동 개입한다”면서 “우리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 있기 때문에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개입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일 ‘조용한 외교’ 수명 다 됐나 = 나경원 위원장은 “우리의 조용한 외교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됐다”면서 “그동안 너무 반복적이고, 일상적이고, 레토릭(수사)적인 대응을 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심윤조 의원은 “한일간에 역사 문제가 없었던 때가 있었느냐”면서 “싸우면서도 경제 협력을 하고, 역사와 별개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곤 의원도 “외교는 명분도 중요하지만 실용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 놓고 가야 한다”고 전략적 유연성을 당부했다.

윤상현 의원은 “아베 이후에 일본의 수정주의 역사관은 더욱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인권에 관심이 높은 미국, 유럽을 통해 의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이 나오도록 하는 등 국제적 연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외교안보정책·인적 쇄신 해야 하나 = 심윤조 의원은 “우리 외교의 기본 노선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교체까지 요구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상현 의원은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는 외교를 국가적 차원에서 짤 수 있는 전략가를 양성해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싱크탱크를 신설하거나 아니면 외교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인재를 키우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심재권 의원은 “현재 한반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태나 우리 외교가 소외된 데 대한 책임을 외교안보 라인에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고, 김성곤 의원도 “북한에 대해 늘 적대적인 현재 외교안보 라인은 교체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안바뀐다면 통미(通美)전략으로” = 여야 모두 일본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내다보고 올해 상반기 미국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경원 위원장은 “국빈급 방문이었던 아베와 달리 우리는 실리를 챙겨야 한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한일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도록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결국은 미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미국 정부가 일본을 향해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하도록 하고, 아울러 의회와 언론 등을 상대로 총력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곤 의원은 “미국이 일본과 전략적으로 가깝다고 해도 역사를 포함한 한일 문제를 객관적으로 풀도록 요구해야 한다”면서 “또 북미 관계도 개선될 수 있도록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재권 의원은 “일본의 역사관에 대해 미국이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도록 엄중하게 의견을 제기해야 한다”면서 “또 일본과 동등한 선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대외정책에 반영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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