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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與…책임론, 당청균열, 계파갈등 ‘삼중고’

‘늪’에 빠진 與…책임론, 당청균열, 계파갈등 ‘삼중고’

입력 2015-05-07 13:15
업데이트 2015-05-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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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K·Y 쪼개고 흔들기’ 분석…靑과 소통단절 우려도

공무원 연금 개혁을 담은 공무원연금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면서 새누리당이 후폭풍에 휩싸였다.

단순히 공무원 연금 개혁이 성사되지 않은 차원을 넘어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고질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튀어나오면서 수렁에 깊숙히 빠진 듯한 양상이다.

얼마 전까지 4·29 재보선에서 완승하면서 정국주도권을 잡은듯 자신만만했던 모습과는 천양지차다.

당장 김무성·유승민 ‘투톱 체제’에 대한 책임론이 당내에서 분출되는 가운데 청와대와 엇박자를 내는 몸짓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동안 봉합되는 듯했던 계파 갈등도 재연될 조짐이다.

새누리당은 7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이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전열 재정비를 시도했다.

전날 본회의 처리 불발로 ‘미완의 개혁’이 됐지만,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그러나 새출발부터 매그럽지 못했다.

김무성 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본인이 주도하는 의원 연구모임인 ‘퓨처 라이프 포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불참했다. 일각에선 오랜 피로 누적으로 인한 감기 몸살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으나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동안 공무원 연금 개혁을 주도한 김 대표가 전날 본회의 처리 무산으로 추진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로 공무원연금 개혁이 다시 탄력을 받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협상 파트너인 새정치연합의 원내지도부가 이날 새로 선출되는 등 야당의 협상라인이 정상화 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선 원점부터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도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과 지난한 밀고 당기기 끝에 간신히 실마리를 잡은 접점이 당내의 반발과 청와대의 반대 기류에 부딪혀 결실을 보지 못한 점은 당 지도부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협상을 놓고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하고 있어 지도부의 리더십 위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완종 리스트’의 파고를 넘어 4·29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일궈내며 한껏 주가를 올린 터라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명암은 더욱 극명하게 비쳐진다.

김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협상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이견을 노출한 것처럼 비친 데다, 서청원·김태호 최고위원이 투톱의 협상 방식과 결과물을 놓고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하면서 갈등의 볼륨을 키웠다.

전날 당 지도부 책임론을 주도했던 김태흠 의원은 이날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도부가) 국가 미래에 예견되는 부분들을 깊이 파악하지 못하는 아주 경솔한 행동을 보였다”며 “청와대와 이견이 있을 때 사전에 조율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각을 세우는 모습이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지도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주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점은 당내 계파갈등을 재점화할 가능성으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선 ‘성완종 리스트 정국’에서 집중 공세를 받았던 친박계가 본격적으로 ‘K·Y(김무성·유승민)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내 관계자는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에 따른) 국민 여론의 부담을 안고서라도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재정 절감을 앞당기려 했는데, 친박들이 ‘그럴 바엔 하지 말라’는 식으로 나왔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더구나 이 과정에 청와대가 협상 결과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며 당 지도부를 비판한 점은 ‘성완종 파문’ 이후 복원되던 당청관계에 이상기류를 드리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당 지도부 주변에선 청와대의 이같은 태도를 ‘치고 빠지기 식 행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상 청와대가 공무원연금 개혁의 고삐를 틀어쥐고 채찍질을 해오며 협상의 큰 흐름은 파악해 왔는데 막판에 협상내용을 비판하고 책임을 떠넘기며 돌변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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