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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내홍 격화…지도부 ‘사분오열’, 계파갈등 ‘폭발’

野 내홍 격화…지도부 ‘사분오열’, 계파갈등 ‘폭발’

입력 2015-05-11 13:12
업데이트 2015-05-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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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 발언 도화선…곪아터진 계파대립에 지도부 속수무책반쪽 최고위·지도부 표류 장기화’풍비박산’ 위기감도

새정치민주연합 내에 잠복했던 계파 갈등이 4·29 재보선 참패 책임론을 도화선 삼아 폭죽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간 감정 대립이 발단이지만, 전당대회 이후 계속 곪아가던 ‘친노-비노’간 갈등이 수면위로 표출되는 모습이다.

지도부 역시 마땅한 수습책을 내놓지 못한 채 최고위원회도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모습이어서, 이러다 당이 ‘풍비박산’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 반쪽짜리 최고위…대책 없이 한숨만 = 지도부간 분열과 대립으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분위기에서 주말을 흘려보낸 새정치연합은 결국 11일 오전 최고위까지 아무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지도부간 ‘사분오열’된 모습만 부각되면서, 어수선한 당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정 최고위원의 ‘공갈발언’에 격분해 여수로 떠난 주 최고위원은 여전히 ‘칩거’를 하며 회의에 나오지 않았고, 사태를 직접적으로 촉발한 정 최고위원도 불참했다.

당을 대표해서 문재인 대표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회의 석상에서 노래를 불러 물의를 일으킨 유승희 최고위원도 머리를 숙였지만, 정작 주 최고위원과 정 최고위원의 대립은 평행선만 그렸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일부 참석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땅만 바라보거나, 입술이 타들어가는 듯 계속 침만 삼키는 등 곤혹스런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당직자도 눈에 띄었고, 회의 내내 곳곳에서 한숨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회의 역시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 유 최고위원의 짧은 사과를 끝으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참담하고 죄송하다. 재보선 참패보다 더 쓰린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같은 상황에서 최고위원직에 미련을 둘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다만 사퇴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수습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단 문 대표 등 지도부는 정 의원의 사과가 사태를 수습하는 ‘첫번째 단계’로 보고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정 의원을 계속 접촉하며 설득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는 정 최고위원이 조만간 사과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정 의원과 얘기했다. 본인도 괴로워 하더라”라고 전했고, 오영식 최고위원도 “오늘 오전 중에 입장을 낸다고 했으니 지켜보자”고 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트위터에서 “정청래 최고위원님, 지금 당장 사과하고 자숙하십시오! 당신의 말이 우리 당에 치명적인 독이 되고 있음을 왜 모르십니까”라고 하는 등 질타성 촉구도 이어졌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이 사과 여부도 불투명한데다, 설사 사과를 해도 주 최고위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당 안팎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원내지도부가 금주 계획했던 의원 워크숍 일정도 불투명해지는 등 당이 전체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호남에서 지도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당내 호남 의원들이 조만간 회동을 계획하는 등 어지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비노-친노’ 정면충돌…당 존립 위기감 = 주 최고위원과 정 최고위원의 대립이 촉매제가 되면서,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이후 쌓인 친노-비노 진영의 계파갈등이 완전히 폭발하는 모습이다.

의원들은 이날 라디오 등에서 상대 계파를 비난하거나 자신의 계파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며 거친 설전을 이어갔다.

비노 그룹인 박주선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물의를 일으킨) 정 최고위원의 경우에도 친노의 핵심”이라며 “지도부가 총사퇴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당 상황을 ‘땅콩회항’ 사태에 빗대며 “잘못을 사과하고 뉘우치지 않는 모습에 국민이 분노했다”며 “잘못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인데, 이를 수용하지 못하면 어떻게 지지를 기대하겠나”라고 말했다.

역시 비노 그룹으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도 “친노패권족은 2선으로 후퇴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비노진영에서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만큼 지금의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위기감도 번지고 있다.

여기에 문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노영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주승용 최고의 사퇴논란을 두고 “대표든 최고위원이든 국민과 당원에 의해 선출된 것”이라며 “최고위원직을 두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자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비노측의 반발 불길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 됐다.

비노진영은 이 발언에 “결국 대표직도 그만두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냐”며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비노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역시 이날 오찬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사태 해결의 ‘키’를 쥔 당내 핵심인사 중 일부로 꼽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한길 전 대표가 중재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관망하는 모습이어서, 당분간 사태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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