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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당국간 대화 제의…남한에 공 넘겼다”

전문가들 “북한, 당국간 대화 제의…남한에 공 넘겼다”

입력 2015-06-15 16:05
업데이트 2015-06-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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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에서 우위 점하기 위한 ‘전략적인 대화 공세’”우리도 북한과 적극적으로 협상할 필요 있어”

북한이 15일 정부 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간 대화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용의를 밝힌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화 의지를 보임으로써 남한 정부의 관계개선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남한 정부를 압박하면서 남북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적인 ‘대화 공세’의 의도도 담긴 것으로 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15 공동선언 15주년에 맞춘 이례적인 정부 성명이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남한 정부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나 5·24조치에 대한 성의만 보이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그동안은 ‘조건이 맞지 않아 대화할 생각 없다’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대화 생각이 있으니 조건을 만들어보자’라는 것”이라며 “공을 우리 쪽으로 넘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남측이 움직이면 북측도 움직일 수 있다는 시그널을 정부 성명을 통해 강하게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최근 연일 남한 당국을 강하게 비난하던 북한이 이와 같은 대화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광복 70주년, 당창건 70주년을 맞아 자신들이 먼저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대화를 제의하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추후 김정은의 중요한 치적으로 만들어 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교수도 “오늘이 6·15 공동선언 15주년인 만큼 명분 축적용으로 보인다”면서 “남북관계를 북이 이끌어간다는 명분 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대화 제스처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미사일을 쏘며 대결 구도를 높여가다가 남북 대화 제안을 천명하면 남쪽은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며 “성명 하나로 남한 사회와 정부를 뒤흔들었다. 북한은 이런 방식으로 대화에서의 우위성을 끌고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남한 정부가 북한과 관계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무조건적인 북한 요구의 수용은 아니더라도 우리도 적극적으로 나서 북한과 협상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일단 만나봐야 한다”면서 “5·24조치를 명시적으로 우리 정부가 해제하지는 못하겠지만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 적극 나선다든가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승인,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일단 중요한 것은 당국자들의 대북 메시지를 조절해 ‘톤다운’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우리도 6·15공동선언에 담긴 정신을 살릴 필요가 있다”며 “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두 의제만 (북에) 던져서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면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제안했다.

반면 이번 대화 제의가 남북관계 현실상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있었다.

김영수 교수는 “주사위는 우리에게 넘어오지만 사실상 택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조건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제안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면 남북 대화 무산은 남한 정부 책임론으로 귀결된다”고 다소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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