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담화 아쉽지만 행동으로”’관계개선’ 방향 정한듯

“아베담화 아쉽지만 행동으로”’관계개선’ 방향 정한듯

입력 2015-08-15 11:35
업데이트 2015-08-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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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아베담화 비판 ‘절제’ 속 ‘미래에 방점’ 여론 살피며 관계개선 모색할 듯

박근혜 대통령의 15일 광복 70주년 대일 메시지는 전날 아베 담화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미래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일기조도 지난 6월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불씨를 살려놓은 관계개선 드라이브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아베 담화에 대해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가 ‘과거형’ 반성과 사죄에 그치고, 침략과 식민지배를 언급하면서도 과거 제국주의 일본을 주체로 명시하지 않는 등 진정성을 담아내지 못한 데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더 이상의 비판성 지적은 절제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준 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한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하는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에 주목한다”면서 아베 담화를 일정 부분 평가하는 언급을 했다.

박 대통령은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공언을 일관되고 성의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할 것을 강조하며 “이제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베 담화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아베 총리가 비록 두루뭉술하게라도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관계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전날 먼저 전화를 걸어온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에게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점도 아베담화가 아쉽지만 관계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연구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에 대해 “상당히 미래지향적”이라면서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인내와 열정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전날 아베담화에 대한 공식입장을 이날 오전까지 내놓지 않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경축사 메시지 범주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아베 담화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곱지 않은 만큼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일본과의 관계개선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한일간 과거사 현안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해결 노력을 추구하면서도 안보나 경제 등 상호 호혜적 분야에서의 협력은 계속하는 투트랙 전략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소장은 “아베담화에 정부가 매몰돼서는 안된다”면서 “동북아 전체 지형 속에 대일관계를, 대일관계에서 역사문제를 위치시켜야 하고, 역사문제에 한일관계를 종속시킬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한일관계와 관련해서 관전 포인트는 연내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한중일 정상회담이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그동안 과거사 갈등으로 단 한 번도 양자 정상회담을 열지 못했다.

다만, 2014년 3월 한미일 3국 정상회담(네덜란드 헤이그), 같은 해 11월 APEC 정상회의 갈라 만찬(베이징), 같은 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호주 브리즈번), 올해 3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국장 참석 계기 등을 통해 환담 수준의 대화를 나눴다.

한일 양국이 여전히 본격적인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단계인 만큼 곧바로 양자 정상회담을 하는 것보다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양자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며, 정부 역시 이런 시나리오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또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한중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바도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다음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승전 70주년 기념행사도 주목된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단계이지만 박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되면 이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지속적으로 물밑노력을 해왔지만 중국 측이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을 문제 삼아 다소 유보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일본과의 관계개선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여기에 아베 총리의 방중까지 성사되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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