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새달 초 책 출간… “화이론에 빠졌던 조선과 오늘의 한국 닮았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이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전 여정을 6년여간 답사한 ‘막북(漠北)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를 11월 초 책으로 펴낸다.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객원교수 신분이던 2008년 가을, 고속도로도 없던 시외버스길을 5시간 달려 열하(현재 허베이성 청더시)에서 대(大)실학자의 체취를 느꼈던 것을 시작으로 중국을 20여 차례 오갔고, 전 코스 답사만 4차례 치른 결과물이다.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김 의원은 30일 인터뷰에서 “마음을 달래려 혼자 찾았던 그곳에서 연암이 느꼈던 시대 상황이 오늘날 한국 사회와 똑같아 흥미로웠다”고 답사 계기를 밝혔다. 김 의원은 “당시 청나라는 ‘이용후생, 실사구시’(利用厚生, 實事求是)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지만 조선 지식인들은 화이론(華夷論)에 빠져 현실 진단도 못 하고 있었다”며 “230여년 전 역사적 상황이 좌우 대립, 이념 과잉에 빠져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과 다를 바 없더라”고 했다.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답사를 다녔다. 처음부터 책을 쓸 생각은 아니었지만 차츰 기록이 쌓였고 개인 블로그에 게재도 시작했다. 2013년 6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연암의 연행 시기와 똑같이 맞춰 압록강 하구 단둥, 선양, 산하이관, 베이징, 청더를 처음으로 완주했다. 찻길만 3980㎞를 달렸고 사진 2800여장을 찍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완주를 세 차례 더 하고 사진 1만여장을 새로 찍었다.
김 의원은 “사찰, 묘당에서 사진을 찍다 관리인들에게 카메라를 뺏길 뻔하거나 개한테 물릴 뻔한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며 “여름에 완주 답사를 할 적에는 아버지 제사에도 불참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최근 우리 외교도 중국경사론, 한·일 정상회담 우려론 등 시험대에 올라 있다”며 “열강에만 줄을 댈 게 아니라 한반도가 처한 현실을 냉정히 인식하고 국리민복을 도모하는 전략을 짜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5-10-31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