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 방어태세’ 격상해 UFG 연습 돌입…‘작계 5015’ 적용

한미, ‘대북 방어태세’ 격상해 UFG 연습 돌입…‘작계 5015’ 적용

입력 2016-08-22 10:33
업데이트 2016-08-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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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미사일 시설 선제타격도 시나리오에 포함된 듯

22일부터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지난해와 같이 ‘작전계획 5015’(이하 작계 5015)를 적용해 짜진 전쟁대응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전시 상황에 적용되는 작계 5015는 지난해 6월 한미 간에 서명을 완료한 작전계획 문서이다.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시설·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유사시 북한 핵과 미사일 기지를 무력화시키는 시나리오도 적용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UFG 연습은 한반도 안전보장과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목적의 지휘소 연습이다. 주로 한미 장병들이 정보체계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한다.

이번 연습은 북한의 전쟁 준비가 임박한 상황을 가정해 ‘대북 방어준비태세’를 격상해 시작했다. 대북 방어준비태세는 ‘데프콘’을 뜻한다. 평상시 유지하던 데프콘 3에서 상향된 상태로 훈련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현역군인 근무자들에게 탄약 지급 연습을 했다. 이 연습은 지난해는 하지 않았다.

군인 개인에게 탄약을 지급하는 상황이면 ‘데프콘 2’ 단계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데프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올해 연습은 북한의 전쟁 징후가 한 단계 더 임박한 상황을 가정해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 5년 차인 북한 정권의 기습 도발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대북 방어준비태세 수위도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올해 초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시행되자 대남 도발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의 집단 탈북 이후 우리 국민 및 후방시설 등에 대한 테러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데프콘(Defcon)은 Defense Readiness Condition의 영문 약자로 한반도에서 ‘적의 도발에 대한 방어준비 태세’를 의미하는 작전용어를 뜻한다. 5~1까지의 단계별 수위는 북한군의 동향에 따라 달라진다.

데프콘 5는 전쟁 위험이 없는 상태이며, 데프콘 4는 전쟁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태이다. 평상시는 데프콘 4로, 전쟁 징후가 긴박해지면 3, 2, 1 순으로 높아진다.

데프콘 3은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조짐을 보일 때 발령된다. 데프콘 3이 발령되면 한국군의 평시작전권은 한미연합사 측으로 넘어가게 되며 전군의 휴가와 외출이 금지된다. 최고 단계인 데프콘 1이 되면 동원령이 선포되고 전시에 돌입하게 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UFG 연습은 정규전에 대비한 연합작전계획과 전시 위기관리조치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철저히 대비한 가운데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합사는 U-2 고공정찰기를 비롯한 한미연합 정보수집 자신을 총동원해 북한군 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고, 대북정보 분석·판단 요원도 증강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에 근무하는 현역과 공무원 등은 이날부터 시작된 UFG 연습을 위해 서울 남부의 한 벙커로 이동하지 않기로 했다.

UFG 연습과 키 리졸브(KR) 훈련 장소로 이용되는 이 벙커는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도방위사령부가 관리하는 이 벙커는 유사시 대통령과 군 지휘부,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곳이다.

매년 UFG와 KR이 시작되면 합참과 국방부 근무자들은 물론 국방부 구내식당까지도 이 벙커로 이동해 두 청사가 모두 한산했는데 올해는 훈련 첫날부터 국방부와 합참 구내식당이 근무자들로 북적였다.

합참과 국방부가 벙커에서 UFG 연습을 하지 않은 것은 2008년부터 을지포커스렌즈(UFL)에서 UFG로 명칭이 바뀐 이후 처음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UFL 때도 벙커에서 훈련을 하지 않은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UFG 연습을 주관하는 한미연합사령부는 1970년대 건설된 연합사 지휘통제소인 ‘CP 탱고(Tango)’에서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CP 탱고는 철저한 베일에 싸여 존재 자체가 비밀에 부쳐져 왔지만 2005년 3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하면서 일부 시설이 언론에 공개됐다. 한강 이남 민간인 통제구역에 건설됐다. 군인들이 2개월 이상 밖에 나오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한 곳이다.

한반도 수백㎞ 상공에 떠 있는 첩보 위성과 20㎞ 고공을 비행하는 U-2 정찰기,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등이 수집한 영상·신호정보를 모두 받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이 남침을 위한 준비를 하는 정황을 포착하며, 적어도 개전 48시간 이전에 북측의 도발 징후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합참은 청사 지하의 군사지휘통제본부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연합사와 연결해 훈련 상황을 공유하며 미군 측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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